쌍용·한라·동양 대주주도 투자회사…시멘트산업 구조변화 예고

<사진=쌍용양회>
<사진=쌍용양회>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협상대상자로 LK투자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각각 선정되면서 시멘트업계에 투자회사가 대주주인 곳이 또다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 16일 현대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LK투자파트너스를, IMM PE를 예비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시멘트의 주채권은행이다.

LK투자파트너스의 현대시멘트 인수 가격은 6천억원 중반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식시장에서의 종가 기준 현대시멘트 시가총액(4천860억원)을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현대시멘트 채권단은 보유 지분 1천417만여주(지분율 84.56%)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 14일 본입찰을 실시했다.

이 본입찰에는 두 곳 이외에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 현대성우홀딩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 등 시멘트업체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했다.

채권단은 다음달 협상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확인 실사를 거쳐 5월 경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LK투자파트너스나 IMM PE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 시멘트업계에서는 투자회사가 대주주인 곳이 3개 업체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시멘트를 제외하고 현재 투자회사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곳은 쌍용양회(한앤컴퍼니)와 한라시멘트(글랜우드PE)다.

산은PE가 삼표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한 동양시멘트를 포함하면 투자회사가 대주주인 곳은 4개 업체로 늘어난다.

7개 업체가 국내 시멘트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회사들이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쌍용양회의 경우 지난해 4월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채권단의 보유 지분(46.83%) 매각 입찰에 참여해 경영권을 획득했다.

지난 2015년 말 이뤄진 지분 매각 입찰에는 한일시멘트도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6월 쌍용양회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지분(32.36%)도 사들이며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동양시멘트는 삼표와 산은PE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표-산은PE 컨소시엄은 지난 2015년 7월 동양시멘트 지분 55%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같은해 9월 거래대금(약 7천900억원)을 완납하며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과 한앤컴퍼니, 유진기업·유진PE 컨소시엄, 중소레미콘 컨소시엄 등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거둔 승리였다.

한라시멘트도 지난해 4월 대주주가 글랜우드PE로 바뀌었다. 글랜우드PE는 한라시멘트 지분 99.7% 매입에 6천300억원을 투입, 수의계약 형태로 경영권을 획득했다.

투자회사들이 이처럼 시멘트업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뛰어난 현금창출 능력 탓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시멘트 시장은 7개의 회사가 장악하고 있으며 개별 회사의 점유율 변동도 크지 않다. 이로 인해 시멘트회사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7~10%로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LK투자파트너스-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공격적으로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한일시멘트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시멘트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시멘트산업은 지난 2015년 동양시멘트 매각을 시작으로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의 경영권이 변동됐고 현대시멘트 역시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경영권 이슈가 있는 4개 업체 시장점유율이 58%에 달하는 가운데 레미콘업체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하는 등 시멘트 산업은 큰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