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못 구하고 회원사 떠나면 자동 '해체'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무주공산이 될 위기에 처했다.

16일 SK그룹이 전경련을 공식 탈퇴했다. SK그룹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룹 내 20개 회사가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한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과 LG가 떠났고, 이제 SK마저 떠나자 전경련에는 회비의 80%를 내는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만 남게 됐다. 하지만 현대차 또한 공식 탈퇴 수순은 밟지 않았을 뿐 올해부터 회비 납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과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 때문에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해체 압력을 받았다.

전경련은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설립 과정에서 정치권 비선실세의 압력을 받아 기업체들로부터 자금을 모금했다는 의혹에 대해 기업들의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세웠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뭇매만 맞았다.

전경련은 경제단체 기능을 폐지하는 대신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민간 싱크탱크 형태로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며 쇄신론에 무게를 실었지만 앞날이 순탄치 않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의 선출을 위한 정기총회의 사전 절차로 17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지만, 현대차, 롯데, 포스코, 한화 등 주요 기업들이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소집이 불투명해졌지만 전경련 측은 예정대로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24일 있을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내정하지 못할 경우 전경련은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재계에서는 17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발표하지 못하면 회원사들의 탈퇴가 우후죽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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