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IT서 산업재로 이동…중형주 수익률 견인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대형주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그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중형주가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KOSPI) 대형주를 순매수했던 외국인 자금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누적 기준 외국인 자금은 지난 1월 26일 1조8천억원을 정점으로 지난 14일 5천억원까지 감소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대형주와 중형주의 수익률 희비를 갈랐다.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IT 섹터는 대형주에서 37.1%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외국인의 IT 매도 행렬은 곧 대형주의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졌다.

반면 중형주는 IT 비중이 3%에 불과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기준 중형주 주간 수익률은 3.0%로 대형주와 코스피 전체와 비교해 3.4%포인트, 3.0%포인트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현상이 나타났다. 중형주가 대형주 대비 2.0%포인트 이상 수익률 격차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IT 섹터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중형주 내 30%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재 섹터로 유입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중형주에 대한 수익률 기대치를 높인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산업재, 소재 섹터의 강세가 대형주 대비 중형주의 상대 PER(주가수익비율)을 끌어올렸지만 과거 추이에 비춰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일시적 경기 모멘텀 둔화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대형주가 쉬어가는 2~3월에 있어 중형주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간 하락일로를 반복하며 부진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KOSDAQ) 시장의 중형주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먼저 미국 중소기업의 장래 업황 전망을 대변하는 NFIB 중소기업 낙관지수 급등 등 글로벌 거시·증시 환경이 코스닥 중형주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노믹스와 관련해 감세, 대규모 인프라투자, 규제철폐 등 긍정론과 이민자법 및 국경세 도입, 보호무연주의 등 부정론이 충돌하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경우 부정적 영향보단 긍정적 효과가 앞선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 증시 내 대형주 대비 중형주의 주가 모멘텀 강화로 파급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중형주 시장의 저점반등 시도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했다.

차기 대권가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중형주 성장주의 부활을 기대케한다.

현 시점의 업황과 펀더멘탈 측면의 증거보단 장래 성장에 대한 기대를 선방영하는 중형주 시장의 특성 상 성장산업 육성에 방점을 둔 정부정책 변화는 중형주의 추세적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주요 차기 대선주자별 경제정책 방향을 살펴보면 여야를 불문하고 매크로 성장동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의 근본적 해법으로 혁신산업 육성책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코스닥 중형주의 저점반등을 지지하는 정책 모멘텀의 부활로 해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헌재 탄핵심판 결과와 차기 대선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잔존해 있지만 시장은 언제나 당장의 허들보단 새로운 변화를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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