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 ‘무한성장’ vs 중소업체 ‘위축’

 
 

대형 게임사, 한없이 커지는 매출 외형…영업익·당기순익 ‘양호’

중견업체, 글로벌 진출 및 다양한 시도 통해 게임 생태계 조성

매출 1천억원 이하 중소 게임사, 외형 위축·실적 부진 두드러져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지난해 국내 대형 게임사와 중소 게임사간 실적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본지가 주요 게임사의 2016년 실적(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각사 발표 기준)을 집계한 결과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매출 5천억원 이상의 대형 게임사들은 매출 외형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반면 매출 1천억~5천억원 규모의 웹젠,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매출 1천억원 미만인 선데이토즈, 액토즈소프트, 와이이온라인 등 중소 게임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형 게임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

특히 연매출 1천억원 이하의 중소 게임사들은 지난해 매출 외형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대부분 큰 폭 감소했다.

그나마 매출 1천억원에서 5천억원 사이에 위치한 중견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 확대, 다양한 사업 시도를 통해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게임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게임산업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한 대형 게임사의 물량공세 효과가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3N’ 중심 대형 게임사, 거침없는 성장

국내 대형 게임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곳은 넷마블게임즈다.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는 매출 1조5천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4% 증가한 수치다. 넷마블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천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1% 증가했다.

넷마블측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스톤에이지’ 등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의 해외 성과와 지난해 말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이 이같은 실적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레볼루션은 출시 14일만에 매출 1천억원을, 1개월만에 2천억원을 올렸다.

지난 2015년 7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글로벌 모바일 게임업계는 ‘규모와 스피드의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30여종 이상의 대형 신작 라인업 출시 계획을 밝혔다.

앞서 방 의장은 2011년 경영복귀 후 ‘2016년 매출 1조원 달성 및 글로벌 기업 성장’을 비전으로 발표한 바 있다. 비전보다 1년 앞선 2015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 넷마블 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은 5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1조 클럽에 바짝 다가섰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7.3% 증가한 9천836억원을 영업이익은 38.4% 증가한 3천288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높은 성과는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성과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북미·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매출 성장도 한몫했다.

특히 주요 지식재산권(IP)의 국내외 매출 다각화가 눈에 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성과가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했으며 북미·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블소는 북미·유럽 서비스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0%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IP 중 가장 높은 성장률 및 출시 후 최대 실적이다. 로열티는 전분기 대비 72% 늘어났다.

넥슨은 대형 게임사 중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크지 않았지만 매출이 2조원에 근접할 정도로 외형이 성장하며 게임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2016년 넥슨의 매출(원화환산 기준)은 전년대비 7% 증가한 1조9천358억원을, 영업이익은 27.4% 감소한 4,29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5년전 인수한 일본 게임 개발사 글룹스의 손상차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 증가한 것이다. 순이익은 2천128억원으로 59.4% 감소했다.

넥슨은 ‘FIFA 온라인3’의 국내 매출 증가와 ‘던전앤파이터’, ‘HIT’의 아시아 지역 매출 증가로 당초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NHN엔터테인먼트의 2016년 매출은 전년대비 32.9% 증가한 8,56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8천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2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기존의 주력 산업인 게임부문과 페이코 중심의 신사업 부문이 각각 고르게 성장하면서 분기 및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한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매출 5천억원을 돌파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6년 컴투스 매출은 전년대비 18.9% 증가한 5천156억원, 영업이익은 16.8% 증가한 1천937억 원, 당기순이익은 20% 증가한 1천51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컴투스의 2016년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창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컴투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게임 기업의 면모를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시장에 다시금 각인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86%인 4천430억원을 올렸다. 특히 연간 22%가 넘는 높은 해외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컴투스는 2017년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며 세계 일류의 모바일게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컴투스와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공유하는 계열사 게임빌의 실적 증가도 눈에 띈다.

지난해 게임빌은 매출 1천623억원, 영업이익 46억원, 당기순이익 2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7%, 41%, 48%가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최근 10년 이상 연속으로 연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6년 국내와 해외 매출은 각각 706억 원, 916억 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더 높다.

게임빌의 꾸준한 성장세와 해외매출 성장은 업계 이례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독일 등 해외 10여 개 국가에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인프라를 확산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 중소 게임사, 외형 줄거나 영업실적 악화 ‘고전’

대형 게임사와 달리 매출 5천억원 미만의 중소 게임사는 외형이 큰 폭 줄거나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 1천억원 미만의 선데이토즈, 액토즈소프트, 조이시티, 와이디온라인 등은 매출이 급감하거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하며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뮤(MU)’ IP 돌풍을 일으켰던 웹젠은 지난해 매출 외형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주춤했다.

2016년 웹젠의 매출은 전년대비 9% 감소한 2천200억원을,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572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5.5% 감소한 449억원을 기록했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게임 소싱과 신사업 확대, 글로벌 시장 준비 등 수익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함께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천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1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했으나 ‘카카오’의 주식 평가에 따른 금융손실이 반영돼 73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선데이토즈와 조이시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6년 선데이토즈는 전년대비 31.8% 감소한 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772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4.3% 감소한 156억원을 기록했다.

조이시티는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 조이시티의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대비 60.7% 감소했다. 매출액은 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늘었지만 당기순손실 4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매출 369억원, 영업손실 19억원, 당기순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액토즈소프트는 IP 사업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배 증가한 109억원을 기록했으나

모바일사업부문이 부진했던 영향으로 2016년 매출액이 7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8.1% 감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대형 게임사들이 독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 게임사는 시장에서 밀려나며 위축되는 양상”이라며 “대형 게임사는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지만 중소 게임사는 글로벌 진출도 쉽지는 않아 사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게임사로 성장하지 못한 중견게임사들의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며 “동반 성장해야 하는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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