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층수제한에 희비 엇갈려…지방은 최대 물량 공급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재건축·재개발시장을 이끌던 서울 잠실·대치동 아파트가 층수 제한 논란으로 사업으로 시끄럽다.

반면 지방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돼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실주공5단지의 호가는 지난 9일 이후 5일만에 평균 5천만원이 상승했다.

서울시가 이날 “상업업무지구에 속한 일부 구역을 용도 변경해 최고 50층 높이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고 밝힌 탓이다.

시는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이 신청한 최고 50층 높이의 재건축 계획안을 보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가 상업업무지구 내 주상복합아파트는 층수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이 단지의 전용면적 76㎡형은 호가가 14억~14억5천만원에서 15억원 중반대까지 뛴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광역 중심지에 포함되지 않은 아파트는 층수 제한대상에 포함돼 조합에서 반발하고 있다.

실제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최고 49층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압구정 한양·현대재건축조합의 경우도 사업 초기 단계임에도 최고 45층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체 도시관리 차원에서 높이관리 관련 논의와 공론화는 필요하지만 왜곡된 주장과 잘못된 인식으로 이미 운영 중인 기준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전용면적 76㎡가 11억5천만원에서 11억6천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고 84㎡는 13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인 가락시영 아파트는 주변 아파트 일조권 침해로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6부는 송파 동부 센트레빌 아파트 주민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헬리오시티 공사를 중지해달라”며 가락시영아파트재건축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을 지난 12일 인용했다.

헬리오시티는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84개동 전용면적 39~150㎡ 9천510가구 규모다.

하지만 법원의 공사중지 명령으로 이 단지는 2018년 12월로 예정된 입주 날짜를 맞추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지방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공급돼 분양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에서 공급될 예정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5만3천173가구다. 이는 부동산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지방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은 것은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조합에서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낸 탓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 부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건축 사업이 순항중인 단지는 저가매수로 아파트값 상승여력이 있지만 층수제한 등에 막혀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는 단지는 수요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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