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 반영 연초 목표 보수적 수립…국제유가 회복 관건

2012년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준공한 카란 가스 처리시설 공사 현장. <사진=연합>
2012년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준공한 카란 가스 처리시설 공사 현장.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국내 건설사가 올 해외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낮게 잡았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작년 수주액보다 하향 조정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282억달러로 전년(461억달러)보다 38.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이다. 저유가 장기화로 국내건설사들의 주지역인 중동지역의 대형 프로젝트가 주춤한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유가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연초 저유가 상황을 반영해 해외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은 16조4천1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13조3천724억원) 줄었다.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도 목표를 낮췄다.

올해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목표액은 전년(12조2천억원)보다 3조원가량 적은 9조원이다. 대림산업은지난해 해외수주액보다 8천억원 적은 4조원으로 목표를 세웠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저유가를 고려해 국내와 해외 모두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상승한다고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져 올해 수주액을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GS건설의 올해 국내외 전체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5.5%(12조3천억원) 적은 10조9천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올 해외 수주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러 해외수주 건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을 짓지는 못한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수주 목표액이 5조5천5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아직 목표액을 수립하지 못했다”면서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수석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연초에는 수주 목표액을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어 수주전망을 보수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제기되면서 실제 수주 금액은 목표액에 비해 큰 폭 증가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배럴당 2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선까지 올랐다. 국제유가 회복과 함께 건설사의 해외수주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해외에서 대형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가 발주한 2조3천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사업을 지난해 말 단독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말 5천500억원 상당의 이란 시르잔 복합화력발전소 개발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림산업은 또 지난달 27일(현지시각) SK건설과 함께 총사업비 3조5천억원 규모의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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