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1% 기록…“생존 위해 어쩔 수 없어”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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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신규면세점들의 송객수수료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면세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출혈경쟁을 계속 이어가야하기 때문이다.

2일 관세청은 전국 23개 시내면세점 사업자중 22개 사업자로부터 송객수수료 자료를 제출받아 규모 및 변동 추이를 발표했다.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의 일정액을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게 지급하는 경제적 급부를 의미하며 통상 시내면세점에 한정한다.

관세청에 의하면 지난해 지급된 총 송객수수료는 9천672억원으로 시내면세점 매출 대비 10.9%, 단체관광객 매출 대비 20.5%를 차지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8조8천712억원(미제출기업제외)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13년도 대비 각각 2.6배, 3.2배 증가한 것이다. 규모로만 본다면 큰 성장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송객수수료 증가율(71.8%)을 보면 시내면세점 매출액과 단체관광객 매출액 증가율(2015년 대비 각각 43.5%, 62.5%)을 앞질렀다. 이는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한 면세점간 경쟁 심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지역 신규면세점의 평균 송객수수료율은 기존 면세점의 19.5% 보다 높은 26.6%를 기록했다. A 신규면세점의 경우는 최고 31%의 송객수수료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규 면세점이 해외 단체관광객 유인을 위해 기존 사업자보다 높은 수수료율 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세청은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이 저가관광 상품 양산, 관광 만족도 하락 등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면세점 수익감소로 이어지면서 재정상황이 열악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영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동화면세점 매각과 관련해 업계에서 면세점 위기론을 거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규 면세업체들은  송객수수료율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가뜩이나 늘어난 사업자에 올해가 지나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며 “앞으로 여행사·입점브랜드와의 마찰도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규면세점 관계자도 “사드 등 최근 불안한 국제흐름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송객수수료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의 자발적인 송객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지급 패턴을 각 사업자들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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