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기간 짧고 에너지 절감…인기도 좋아

오는 11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들어서는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조감도.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오는 11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들어서는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조감도.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레고처럼 주요 부품을 조립해 짓는 빌라와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아파트 등 새로운 개념의 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11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이 준공될 예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짓는 이 모듈러 주택은 집 골조와 인테리어, 전기설비 등 부품의 70% 가량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레고블록처럼 쌓아 올리는 집이다.

공사 기간이 기존 공법보다 절반 가량 짧고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을 활용해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물을 해체할 때도 부품을 폐기 처리하지 않고 새 주택 부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서울 가양동에 30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이 주택은 행복주택으로 공급된다. 건기연은 내년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충남 천안시 두정동에 2호 모듈러 주택 4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모듈러 공법은 차음성과 내화성에 취약한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3층 이하의 기술 수준에 머물러 공동주택에 적용한 실적이 없지만 KICT 건축도시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주택건설기준에 부합하는 모듈러공법의 주거환경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각종 시험·인정을 획득했으며 대량생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중고층화 모듈러 설계 표준화 기준을 정립했다.

건축도시연구소 관계자는 “최고 11층까지 구조 안정성 및 내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중고층화 모듈러 공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LH가 공급하는 모듈러 주택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산 용호지구에 짓는 모듈러 방식으로 행복주택을 지난해 12월 분양했다. 14가구 공급에 742명이 신청해 5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단지 내에서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아파트도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다.

이 아파트는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국내 10단계 에너지효율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1++’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한 에너지 절감형 공동주택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에너지 하이 세이브 시스템(EHSS)을 적용한다. 단지 내 태양광전지와 도시가스를 활용한 연료전지로 자체 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밤 시간대 사용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또 단열성능이 우수한 창호와 단열재, 고효율 LED 조명을 사용하고 손실되는 열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폐열회수환기시스템과 단지 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가동할 방침이다.

청약 결과도 좋았다. 이 아파트는 860가구(특별공급 제외)모집에 2천355명이 몰리면서 평균 2.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 시범단지로 지어지는 만큼 입주민의 전기·난방 에너지 사용 비용을 인천지역 평균보다 절반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