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 자본잠식…GS·이수건설 등 수백억 부담해야

의정부경전철. <사진=연합뉴스>
의정부경전철.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의정부경전철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주주사들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고려개발은 의정부경전철이 회사정리절차(파산)를 결의해 예상손실 반영으로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됐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고려개발은 의정부경전철의 2대 주주다.

의정부경전철은 앞선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이용 승객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실시협약 당시 예측한 하루 이용자는 7만9천명이었지만 실제 승객은 3만5천여명에 그쳤다. 이로 인해 누적적자는 2천400억원에 달했다.

이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016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자본금 50% 이상이 잠식 사실이 최종 확인되면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제47조의 규정에 따라 감사보고서 제출일 다음 날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정부경전철은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에서 고산동을 잇는 11.076km의 경전철이다. 지난 2012년 7월 1일 개통됐다. 수도권 최초의 경전철로 총사업비는 5천477억원이다.

수익형민자사업(Build-Transfer-Operate)으로 사업이 추진돼 완공 후 소유권은 의정부시에 귀속되지만 운영수익은 30년간 의정부경전철이 갖는 방식으로 개통됐다.

의정부경전철의 주주는 지분 47.54%를 보유한 최대주주 GS건설을 비롯해 고려개발(18.60%)과 한일건설(12.88%), 이수건설(7.15%), LS산전(4.77%), 시스트라(4.77%), 유니슨(4.29%) 등이다. 

의정부경전철 파산으로 인한 고려개발의 부담금은 약 44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후순위대출금 2천70억원을 지분에 따라 배분한 금액(385억원)과 워크아웃에 들어간 3대 주주 한일건설 부담분을 배분한 금액이다.

이번 자본 잠식은 고려개발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지 1년만에 일어났다.

고려개발은 지난 2015년 1천1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어 자본이 전액 잠식됐으며 지난 1월 경영정상화를 위해 1천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고려개발의 대주주인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직 자본잠식을 해결할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정부경전철의 최대주주인 GS건설은 최대 650억원 가량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2015년 4분기 영업이익 보다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 정도 많은 금액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분에 따른 GS건설의 부담분은 약 460억원이며 일부 출자자의 열위한 지급능력을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200억원 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건설과 LS산전은 최소한 150억원과 100억원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이중 이수건설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653억원과 1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본 상태라 재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정부는 대표적인 서울 북부의 위성도시로 시내 이동보다 서울 이동수요가 많은 도시”라며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노선선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상우 연구원은 이어 “의정부시 여러 곳을 순회하도록 노선을 설계된 탓에 시내이동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며 “즉, 시작부터 타 교통수단 대비 비교열위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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