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축소로 투자심리 위축…IB부분 통한 실적 부진 상쇄 기대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증권업계가 지난해 주식거래대금 축소로 주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수수료로 실적 부진을 다소 상쇄할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식 거래대금 합계는 2천54조원으로 전년보다 10.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177조원으로 전년 대비 14.6%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877조원을 기록, 3.7% 하락했다.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거래소가 지난해 8월 주식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음에도 불구 거래대금이 10% 이상 크게 감소한 원인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에 의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3%에 해당한다.

실제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주요 증권사 7개의 합계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6.9% 줄어든 2천813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 있어 지난해 하반기 공격적인 IB 업무영역 확대에 따른 IB 수수료 수익 증대가 실적 하락을 다소 상쇄하며 시장 추정치 대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정부의 ‘초대형IB 육성방안’을 두고 자기자본을 확충함과 동시에 IB업무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초대형 IB 육성 방안은 증권사 자본 기준을 3조원, 4조원, 8조원 이상 등 3단계로 세분화해 각 단계에 맞춰 어음 발행 허용, 레버리지 규제 완화 등 신규업무 범위를 넓혀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IB부문 강자로 평가받는 NH투자증권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IB 경쟁력에 더해 농협 금융 계열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인수주선과 부동산금융 관련 IB 수수료 수익 증대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여의도 복합단지 '파크원' 개발사업의 금융주선을 맡게 되면서 주관수수료만 약 2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전통의 IB강자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평했다.

IB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IB부문 순익은 356억원으로 전분기(311억원)보다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4분기 실적 중 브로커리지 수수료 부문에서 570억7천만원을 기록, 전년대비 13.7%, 전분기 대비 10%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IB 수수료 부분은 380억8천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52.5% 전분기 대비 39.7%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중간 배당을 통한 초대형 IB 진입으로 희석 우려 없이 자본 확충 관련 불확실성을 제거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증권가는 IB 수익 비중이 미미한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시장 컨센서스 예상치를 하회하는 낮은 실적을 예상했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주식시장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9.9% 줄어든 7조3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권업계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순으로 IB 수수료 수익 증대가 실적 부진을 상쇄, 컨센서스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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