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회원사 모두 논의서 ‘배제’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보험다모아의 포털사이트 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참여가 애초부터 배제되면서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할 생명보험협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와 그 소속 회원사 등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보험다모아를 포털사이트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험다모아는 지난 2015년 11월 30일 금융위가 출범한 보험상품 가격비교사이트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7월부터 네이버 등 포털에서 보험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와 가입이 가능해진다.

선제적으로 탑재될 상품은 자동차보험이다. 포털사이트의 요청에 따라 의무보험이자 비교적 상품이 정형화돼 가격비교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먼저 선보이겠단 방침이다.

손보사들은 시장파급력이 높은 포털에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가 탑재될 경우 인터넷 보험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다모아 이후 손보사의 인터넷보험 판매규모는 지난 2013년 9천835억원에서 지난해 1조4천56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인터넷 자동차보험 취급사도 보험다모아 이후 1개사에서 9개사로 확대됐다.

반면 이번 TF에서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생보사들은 물론 생보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생명보험협회마저 제외됐다.

자연스레 생보사들의 불만도 커지는 상황이다. 순차적로 포털에 생명·손해보험을 불문, 다양한 보험 상품의 탑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실상 같은 인터넷보험 사업을 하고 있는 생명보험만 ‘손을 놓게 된’ 셈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대면채널 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인터넷보험 시장을 키워온 것은 생보업계”라며 “생명보험에도 정기보험 등 단순하면서 가격비교가 용이한 상품들이 많기 때문인데 포털 진입 과정에서 생보업계의 목소리는 하나도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포털측과 손보업계가 보험비교 서비스의 광고 단가를 논의하고 있어 생보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손보사의 기준에 따라가게 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등 포털에서는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가 구축될 경우 ‘자동차보험’ 키워드를 활용한 검색광고 수입이 줄어드니 이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향후에는 생명보험 상품도 포털에 등재될 텐데 광고 단가에 대한 논의에서도 생보업계가 빠졌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아무리 금융당국의 정책적 결정이라 해도 생보사가 아무런 발언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협회가 콘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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