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해진 사드 여파, 오히려 저평가 매력 부각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화장품 업종에 대해 증권가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주들은 사드 배치 관련 중국발 악재 이슈로 연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중국 항공사들의 1~2월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장품주는 새해 첫날부터 크게 하락했다.

지난 11일에도 화장품주는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서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28개 중 19개가 한국 화장품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 낙폭이 컸다.

이밖에 관광상품 규제, 통관절차 강화 등 중국의 사드 관련 화장품 산업에 대한 압박은 한국이 탄핵정국 속 정치적 공백기에 진입한 이후 더욱 강화되면서 화장품주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러나 증권가는 사드 리스크가 화장품주가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미미하다며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메이저 브랜드와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등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사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대비(YoY) 33%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중국향 화장품 수출(YoY 11%), 홍콩(YoY 95%) 포함 중화권 부문 수출은 YoY 38% 증가했다.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 11월(YoY 전체 23%, 중국향 -2.4%, 중화권 19%) 부족분을 무난히 메워냈다는 평이다.

또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들은 더 이상 주가의 향방을 좌우할 새로운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주에 있어 사드 리스크는 주가에 충분히 선반영 돼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고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 유입 등에 반등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평가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사업 법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수출입 통관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춘 메이저 업체들에게 사드 리스크는 이제 영향이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분기 주요 중국 진출 브랜드, ODM 업체들의 중국 사업은 전년대비 40% 내외 고신장할 전망”이라며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에 대한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1월 둘째주 화장품 업종 주가는 전체 시장 평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사드 보복 조치 타격 중 하나로 분석되는 수입 불허 품목들의 매출은 비중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며 과도한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