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이틀만에 입장 번복…여행업계 특수 기대감 시들

추석 연휴 인파로 가득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사진=연합>
추석 연휴 인파로 가득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오는 5월 초 최장 9일짜리 ‘황금연휴’의 실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여행 관련주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휴일이 몰려있는 5월 첫 주에 최장 9일의 황금연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내수 활성화를 위해 5월 첫째 주에 최장 9일의 황금연휴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대다수 기업이 휴일로 지정하고 있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은 공휴일이다. 여기에 2일과 4일 이틀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4월 29일 토요일부터 5월 7일 일요일까지 최장 9일의 연휴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황금연휴 조성 소식에 ‘기대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이유 없는 공휴일’이라며 졸속행정이란 평가가 잇따르자 해명자료를 통해 “정부 차원의 임시공휴일 지정검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다.

고용 노동부는 “황금연휴 관련 내용은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할 때 과거 사례와 같이 노사대화 등을 통해 휴일이 이어지도록 하면 소비 진작 등을 위해 좋을 것이라는 취지로 간담회에서 언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5월 황금연휴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여행주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진 모습이다.

여행주는 황금연휴의 대표 수혜주로 지목받아 왔다. 긴 연휴일수록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여행 수요가 늘어나 실적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불황과 어수선한 탄핵정국 여파로 극도의 소비침체기를 맞은 현 상황에서 황금연휴는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지난해 5월 여행주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해 조성된 4일간의 황금연휴로 여행사, 콘도, 호텔 등에 예약과 문의가 줄을 잇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황금연휴 특수로 여행관련 주가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얼마못가 고용노동부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무산됐다”며 “사드(THHAD)배치 문제, 소비절벽기 등 악재에 휩싸인 여행주에 황금연휴라는 단비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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