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

지난해 아파트 값 상저하고 흐름…부산, 8.28% 올라 전국 1위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 가격, 전용면적 3.3㎡당 4천만원 돌파
수도권 전세가격 3억142만원…인천·서울·경기 순으로 가격 상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편집자주] 올해 아파트시장은 아파트값 하락요인과 상승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지난해의 국지적 과열양상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가능성, 가계부채 심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기조 등 아파트값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소가 산재해 있다. 여기에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같은 외교 정책에 따라 국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리스크에 대한 적응기를 거치며 저금리 기조 하에 유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저금리로 지난해 아파트 값 고공행진

지난해 아파트 값은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에 몰려 이 열기가 재건축을 비롯한 재고아파트로 확산되며 상승했다.

월별 거래량과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지난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였다. 연초만 하더라도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의 시행으로 보합수준에 머물렀으나 수도권 분양아파트 흥행이 재건축을 비롯한 재고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8·25 부동산 대책을 통해 택지공급 축소를 발표한 이후 과열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11·3 대책을 통해 강남4구 및 과천 등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 연장하는 등 분양시장에 대한 고강도 규제책으로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고자 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아파트값이 9월 들어 과거 고점을 회복하고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3.3㎡당 4천만원을 돌파하는 등 활황세를 보였다.

연초에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금융기관들이 주택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아파트 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적응기를 지낸 투자자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 성공이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됐고 8·25 대책의 공공택지 공급축소 방침은 기존아파트의 희소가치에 힘을 실어줬다. 신도시와 경기·인천 역시 서울의 가격상승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지역적 개발호재와 매매전환 수요가 뒷받침되며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했다.

지방·광역시는 지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은 지난해 8.28%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해운대구와 수영구, 연제구 등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와 도시정비사업 진행에 따른 주택 멸실로 매매수요가 줄을 이었다.

강원은 제2영동고속도로와 KTX 서원주역 개발 등 교통호재와 평창동계올림픽 호재에 힘입어 아파트값이 2.43% 상승했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가격이 상승한 대구와 경북은 급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에 물량 부담이 가중되며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대구는 달서구와 달성군 등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2.63% 내려갔으며 경산과 구미 등의 가격 하락에 경북도 1.90% 하락했다.

가구당 아파트 전셋값. <자료=부동산114>
가구당 아파트 전셋값. <자료=부동산114>

저금리 기조로 월세전환 이어져

전세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임대인들의 월세전환은 활발했지만 수요자들이 여전히 순수전세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가격상승이 이어졌다.

다만 최근 2~3년간 호황기 때 분양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며 예년에 비해 가격 상승폭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셋값에 대한 부담은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가구당 전세가격 추이를 분석해보면 수도권은 2012년 기준 1억9천749만원 이었던 세세가 지난해 10월 말에는 3억142만원으로 53%나 상승했다.

지방 5대 광역시는 5년 전에 비해 34% 상승한 1억8천980만원, 기타 지방은 23% 상승한 1억2천564만원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은 인천(4.00%), 서울(3.70%), 경기(3.46%) 순으로 상승했다.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 대형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예년에 비해 전셋값 상승폭은 줄었다.

인천은 계양구와 부평구 등 서울 접근이 편리한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고 서울은 서대문과 은평, 도봉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부산도 도시정비사업 시행에 따른 이주수요로 상승폭이 컸고 세종시는 공공기관의 이전, 생활기반시설의 확충 등으로 인접 충청권 전세수요를 흡수하며 10.20% 상승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으로 기록했다.

반면 대구(-3.53%)를 비롯한 경북(-1.53%), 충남(-0.96%)은 신규 아파트 공급 부담을 털지 못하고 전셋값이 하락했다.

올해 화두는 불확실성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금리인상 여부와 대선, 부동산 시장 규제책, 가계부채, 물량공급 등 다양한 가격변수들에 영향을 받으며 트럼프의 당선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매수자들의 자금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향후 아파트시장에서 과열이 계속될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LTV·DTI 축소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서 선임연구원은 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순수전세 매물의 희소성으로 매매전환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세상승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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