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확정금리형 출시…저축보험 이어 외형확대 가속화
“금리 부담에 위험투자 늘어날 것…건전성 우려 가속”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지난해 고금리 일시납 저축보험으로 재미를 봤던 동양생명이 고금리 전략의 연장선으로 확정금리형 종신보험 상품을 내놨다.

그러나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쥐어주기 위해 육류담보대출까지 감행, 대출사기에 휘말리는 등 위험투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금리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큰 상황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1일 올해 첫 신상품으로 확정금리 2.9%를 보장하는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인 ‘(무)수호천사 디딤돌유니버셜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근 시중에서 찾기 힘든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2.9%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가입이 끝날 때까지 보증한다.

올해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75%로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타사 동일 상품 대비 보험료가 약 10% 가량 저렴한 셈이다.

게다가 보험료적립금(해지환급금)에 적용되는 이율도 매월 변동되는 공시이율이 아닌 2.9%를 확정해 쌓아준다.

확정금리란 점에서 해지 시 환급금을 미리 알 수 있는데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보험 만기나 해지 시 높은 환급율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확정이율은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의 금리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보험사마다 매월 변동되는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리연동형 종신보험을 출시하는 이유도 가입 기간이 오래 이어지는 보험상품의 금리위험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이번 확정금리형 상품은 동양생명의 공격적인 외형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동양생명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매출과 순익을 높이고자 고금리 확정형 저축보험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다.

시중금리가 1%로 떨어진 상황에서 2% 중후반대의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을 지난해 상반기에만 1조5천억원어치 판 것인데 다른 보험사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에게 갚아줘야 할 준비금 부담으로 저축성보험을 축소하는 중에서도 이뤄진 영업이다.

문제는 중국 안방보험 인수 이후부터 이어진 고금리 장사가 회사의 건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동양생명은 위험투자에 나섰다가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냉동 수입 육류를 담보로 한 대출(육류담보대출)을 확대하다 총 3천803억원에 달하는 대출 사기에 휘말렸는데 이 중 연체액은 75% 수준인 2천837억원으로 파악된다. 

육류담보대출의 경우 담보물의 유통기한이 짧아 등기 설정과 말소가 어려운데다 냉동창고관리업자가 발급한 담보확인증만 갖고 대출이 집행되다보니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대를 확정 보장하는 만큼 판매에 용이하겠지만 고금리 상품이 많아질수록 동양생명의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육류담보대출처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식의 투자전략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타 보험사 대비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확정이율 상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며 “최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2.9% 수준의 확정금리는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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