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 시장금리 상승 반영…예정이율 ‘복지부동’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시중금리 상승으로 저축보험료에 적용되는 이율이 반등하고 있다.

반대로 정작 보험료를 결정하는 이율은 더 내려가면서 보험료 부담만 커졌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던 보험사의 공시이율이 이달을 기점으로 다시 오르고 있다. 

공시이율이란 은행의 예·적금리 금리 개념으로 매달 공시를 통해 변경된다. 저축성보험 등 적립보험료에 적용되는데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보험 만기 시나 해지 시 환급금이 커진다.

대부분의 생보사들도 소폭 인하하거나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대형사를 중심으로 오르는 추세다.

먼저 삼성생명이 이달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50%, 2.58%를 적용하며 전월 대비 각각 0.1%포인트, 0.07%포인트 올렸다.

한화생명도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1월 공시이율을 2.57%, 2.66%로 정했는데 이는 전달대비 0.7%포인트, 0.6%포인트 각각 상승한 수치다. 교보생명은 저축성보험에 대한 공시이율만 전달대비 0.2%포인트 올린 2.55%를 적용했다.

이밖에도 동양생명, 신한생명, ING생명, 하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이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높였다.

보험사는 국고채 5년물, 회사채(무보증 3년 AA-등급), 통화안정증권, 양도성예금증서 등 외부지표 금리에 운용자산이익률을 등을 반영해 정해진다.

이번 공시이율 인하는 지난해 10월부터 금리가 상승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사망, 질병 등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예정이율은 하락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료를 받았을 때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하는데 보험사가 예상수익율(예정이율)을 낮춰 잡을수록 보험료는 오른다.

특히 지난해 예정이율을 선제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던 대부분의 생보사, 손보사들이 예정이율을 2% 중반까지 내리면서 이달을 기점으로 대부분 보험사의 보험료는 약 10~20% 상승했다.

보험사들이 시중금리에 따라 공시이율은 올리는 가운데 예정이율은 내리자 보험료 인상만 지속하는 보험사에 대한 불만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매월 변경이 가능한 이율이다. 시중금리가 반영됐겠지만 비과세 축소 등 점차 상품매력이 떨어지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올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반면 예정이율은 한번 결정하면 매우 긴 시간을 반영해야 한다. 계약기간은 긴데 앞으로의 금리상황까지 모두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정이율을 공시이율처럼 급하게 반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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