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출판 / 김재용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일제 말, 한국의 작가들은 그 어떤 시기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역동적 긴장 속에서 움직였다.

무한삼진 함락 이후 일본 제국이 내선일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자, 조선의 문학계는 협력과 저항의 양극화로 치달았다.

조선의 독립이 무망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조선인이 더 이상 차별 받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선일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개별 논자에 따른 실천 방식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내선일체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은 공유했다.

‘일제 말 사회와 문학’의 1부에 해당하는 ‘협력과 저항’이 출간된 2004년만 해도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이러한 일제 말의 문학은 학계의 관심 밖에 있었다.

이 시기의 문학을 암흑기로 보는 관점이 일반화되어 있어 그 누구도 손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일제 강점기의 문학과 해방 이후의 남북의 문학을 살펴보고, 일제 말의 문학에 관한 세밀한 파악 없이는 한국 근대문학을 거시적으로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하여 이에 관한 결과물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저자는 내선일체를 지지한 작가들 중 네 명을 꼽았다. 이광수, 장혁주, 유진오 그리고 최재서다. 그리고 이들이 행한 친일 협력 문학을 네 유형으로 나눴다.

저자는 이 네 유형으로 이광수, 장혁주, 유진오, 최재서를 해석하며, 그들의 주장, 비판, 활동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면서 일제 말 문학에 집중한다.

독자는 이 연구를 통해 한국 근대문학을 해석하는 데 있어 해방 이전과 이후의 문학을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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