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강화’를 정조준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 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은행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 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은행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경제신문 강병훈 기자] 국내 금융 최고 경영자(CEO)들이 새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강화’를 정조준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 환경이 급변할 것이라 진단한 수장들은 핀테크 육성과 계열사 간 협업 체계를 강조했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디지털 시대에는 금융회사나 금융인이 있는 곳에만 금융이 있고 고객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단순 채널과 업무 방식에 디지털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조직 운영체계나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 근본적인 시스템까지 디지털 체계로 전환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 회장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부 문제(Matrix)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한 회장은 “최근 임직원 겸직과 업부 위·수탁, 고객정보 공유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협업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검토하는 한편 그룹 자원의 공유 체계를 업그레이드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그룹 회장도 올 한해 화두로 ‘디지털 금융’과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꼽았다.

윤 회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디지털 금융을 토대로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을 선도해야 한다”며 “올해부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을 시작하는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이날 신년사에서 디지털 활성화 방안으로 ‘오가닉 비즈니스’를 언급했다.

김 회장은 “현재 시장에는 20개가 넘는 페이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며 “고객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이 돼야 승자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판매자나 유통자가 아닌 고객이 직접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으로, 김 회장은 하나멤버스도 오가닉 비즈니스 반열에 오를 것이라 예측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우리를 둘러싼 금융 산업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며 “올 한해를 농협금융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최근 고객 니즈는 핀테크와 결합해 그 변화의 폭과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심지어 고객 스스로 그 해결책을 모색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없는 금융 환경 속에서 금융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협 금융의 미래 먹거리를 ‘디지털’, ‘은퇴금융’, ‘글로벌’로 제시했다. 올해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올원뱅크 고도화, 빅데이터 활성화 등 미래 금융을 위한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활용한 고객기반 확대, 수익성 중심 영업 체질 개선, 건전성 관리, 신성장동력 발굴, 영업문화의 혁신 등 5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이 은행장은 이날 "최근 핀테크 기술의 발달과 계좌이동제의 시행으로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금융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화되고 있어 차별화된 무기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활동성 고객 확대를 목표로 고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영업팀을 중심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미래 산업 발굴과 협업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올해 산업은행의 목표는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62조5000억원의 산업 자금을 공급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 산업을 발굴해 한국 경제의 안정과 성장 엔진의 재점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실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변화의 불씨가 돼 '세상의 변화를 이겨내는 강한 KDB', 'KDB 성공 시대'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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