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약 10만건 판매…재해 경각심 높아지면서 ‘재물보험’ 강화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지난 9월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올해 말 지진보험 판매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덕분에 손해보험사들은 자연재해, 화재 등의 사고를 보상받기 위한 재물보험 판매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경주 강진 이후 중단됐던 지진담보특약 판매가 같은 달 말부터 재개되면서 지진담보특약 판매건수가 급증했다.

지진담보특약을 취급하는 손보사 중 9곳은 올해 9~11월 약 3개월간 지진담보특약을 총 10만6천건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6천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각사별로는 전년대비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경주 지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건 한화손해보험(4만762건)이다.

뒤이어 현대해상 3만6천144건, 동부화재 1만9천791건, 삼성화재 6천200건 등 주로 대형사 위주의 판매가 이뤄졌다.

지진보험은 대부분 손보사의 일반 혹은 장기 화재보험 내 지진담보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다. 

경주 지진 당시 지진특약 중 일부를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했던 손보사들도 다시 판매에 나서자 판매량이 갑작스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손보사의 월별 실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9~10월에 가입량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경북 경주를 중심으로 남부 지방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등 천재지변을 보상해주는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에이스손해보험이 홈쇼핑업계 최초로 GS샵에서 지진피해를 보상하는 주택화재보험상품을 출시하는 등 지진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손보사들은 지진, 홍수, 화재 등 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위험을 보장하는 재산종합보험이나 장기재물보험 상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망, 질병 등 사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보장을 하는 인보험 시장이 생명·손해보험업계 모두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손보업계 고유영역인 물보험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개인사업자들이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관자배상책임 담보’의 범위를 넓히거나 화재 시 법적 배상책임까지 보상하는 ‘가족화재벌금’ 담보를 추가하는 등이다.

공장 화재 등 건물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가입금액 내에서 모두 보상해주는 ‘실손보상’ 담보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전까진 전체 건물가액보다 가입금액의 크기가 작으면 실제 손해가 발생해도 보험금을 가입금액에 비례(비례보상)해서 지급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은 가입자 주변의 경험에 의한 판매가 많이 이뤄진다. 주변이나 가족 중 한명이 암으로 유고할 경우 암보험에 가입할 생각이 드는 경우”라며 “이처럼 최근 지진, 화재 등 재해발생이 늘면서 관련된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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