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게임 개발 가속화…활용성 ‘시험대’ 올라
IP의 중요성 ‘대두’…온·오프라인 ‘쌍방전략’ 시도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정신없던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특허 소송과 저작권 분쟁 등 법정 싸움이 잦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한 해 였다.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올해 주요 이슈를 꼽아본다.

 

'지스타 2016' 개막일인 1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에 위치한 LK 부스에서 관람객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조재훈 기자>
'지스타 2016' 개막일인 1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에 위치한 LK 부스에서 관람객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조재훈 기자>

곁으로 다가온 VR…가상현실 활용도 지속 부각

생소했던 VR(가상현실)기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VR체험방이 곳곳에 생겨나고 VR제품을 전자상가나 백화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공식 개막한 ‘지스타 2016’에서도 다양한 VR 콘텐츠가 소개돼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소니, HTC, 오큘러스 등 VR기기 개발사들이 제품 라인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 중소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VR 게임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오버워치’ 신드롬…살아난 PC방 산업

오버워치의 등장에 침체되고 있던 PC방 산업도 살아났다.

블리자드의 PC 온라인게임 ‘오버워치’는 지난 5월 게임 출시 10일 만에 전 세계 이용자 700만명을 돌파했으며 약 1달만에 1천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국내시장을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와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을 보면 온라인 게임은 모바일게임에 밀려 2014년 대비 4.7% 감소해 최초로 50% 이하로 떨어졌으나 오버워치의 등장과 함께 PC방 사장님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지난 7월 ‘포켓몬고’ 게임유저들이 속초 청초호 유원지 엑스포 공원을 찾아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은 채 산책로를 누비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7월 ‘포켓몬고’ 게임유저들이 속초 청초호 유원지 엑스포 공원을 찾아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은 채 산책로를 누비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

포켓몬고 ‘대흥행’…AR의 성공 모델 제시

지난 7월 출시된 ‘포켓몬고’는 출시 뒤 약 2주 만에 전세계적으로 큰인기를 끌며 ‘포켓몬 열풍’을 몰고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강릉과 속초 등지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용자들이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기존에 AR(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한 게임 출시가 있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포켓몬고’게임의 성공을 통해 ‘포켓몬스터’라는 경쟁력 있는 지적재산권(IP)과 AR기술의 결합이 일으킬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바일게임도 장기흥행 시대 돌입

여유시간을 활용해 즐기는 게임으로 인식됐던 모바일 게임이 장기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컴투스의 매출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는 출시 후 2년 7개월이 지난 현재누적 매출 8천억 원, 다운로드 7천만건 돌파의 기록을 세우며 꾸준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와 ‘모두의 마블’, 게임빌의 ‘별이되어라!’ 등 출시된 지 2년이 훌쩍넘은 게임들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넷마블 팝업스토어 <사진=넷마블게임즈>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넷마블 팝업스토어 <사진=넷마블게임즈>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온·오프라인 ‘쌍방전략’

올해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 출시와 함께 게임 IP가 오프라인 실물 재화로 연계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대형 백화점과 연계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거나 인터넷 브랜드 샵을 통해 판매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게임과 더불어 피규어, 폰케이스, 팬시문구, 쿠션, 머그컵 등 캐릭터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with 카카오 하락…탈 카카오 ‘바람’

카카오를 벗어나 성공하는 게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로 지난 2012년부터 2013까지 출시된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쿠키런 등을 서비스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카카오 플랫폼을 벗어난 게임들이 줄줄이 흥행을 이어갔다. 넷마블의 ‘레이븐’, 넥슨의 ‘히트’, 웹젠의 ‘뮤오리진’을 비롯해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의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 게임은 최고 매출 1위에 올랐다. 현재는 ‘with 카카오’를 제친 모바일 리니지게임 2종이 양대마켓 최고 매출 순위 정상에 올라있다.

 

게임업계 출신 국회의원 1호 탄생

 김병관 웹젠 의장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병관 웹젠 의장은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난 4월 열린 20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김병관 의장은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47.0%의 득표율로 38.5%를 얻은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에서의 당선, 게임밸리가 조성된 판교 지역이 속한 분당갑에서 당선된 점 등이 주목을 받았다.

 

끊이지 않는 법정 싸움…저작권 분쟁에 표절논란까지

게임사들이 게임 순위가 아닌 법정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월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자회사 이츠게임즈에 ‘리니지’ 저작권 침해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츠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아덴’이 ‘리니지’ 저작권을 무단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은 ‘부루마불’ 관련 저작권 소송에도 휘말려있다.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는 ‘친구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특허 관련 송사를 진행중이며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도 ‘미르의 전설’ IP 관련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PC’에서 ‘모바일’로…리니지 IP ‘열풍’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게임이 연말 모바일게임 시장을 강타했다. 리니지는 지난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PC 온라인게임으로 이후 출시된 리니지2와 함께 2000년대 국산 온라인게임을 대표해왔다.

리니지의 명맥을 잇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출시 직후부터 게임 관련 순위를 독식하고 있다.

 

대한민국, e스포츠 강국 위상 ‘증명’

대한민국의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단 ‘SKT T1’은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열린 롤드컵(리그오브 레전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를 누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또한 한국 e스포츠 게임단이다.

오버워치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오버워치 월드컵’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오버워치 대표팀은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오버워치 월드컵’ 결승전에서 러시아에 4대0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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