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관세청 발표이후 후폭풍 거셀 듯

지난 18일 서울지역 면세점이 들어설 3곳중 한곳인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에서 관계자들이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18일 서울지역 면세점이 들어설 3곳중 한곳인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에서 관계자들이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롯데·신세계·현대 ‘유통 빅3’가 면세점 추가특허 티켓을 거머쥐면서 가뜩이나 어지러운 면세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입찰결과 이후 탈락한 기업은 물론이고 선정된 기업들도 만만찮은 후폭풍에 맞닥뜨린 것이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17일 롯데·신세계·현대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롯데는 빼앗긴 잠실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탈환에 성공했으며 신세계는 지난 특허대전에 이은 ‘특허 2연승’을 기록했다. 현대는 면세업계에 첫발을 내딛으며 축포를 올렸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게 닥칠 장밋빛 미래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이 오픈하는 시점에 미뤄 봤을 때 기존 면세점까지 서울에만 총 13개가 포진돼 있는 면세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면세점은 모두 강남권이라 주차난은 물론, 기존 면세점 코엑스점과 함께 치열한 밥그릇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롯데의 경우는 경영권분쟁·검찰조사에 이어 최근 불거진 ‘비선실세’ 직격탄 탓에 관세청이 표방한 공정한 심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면세대전에서 특허를 획득한 신규면세점들의 성적이 부진한 것도 이번 추가특허를 획득한 사업자들에게는 고민이다.

유통업계의 황금알로 평가받던 면세점의 위상 자체가 흔들리면서 매출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번 면세대전에서 신규면세점들간 문제로 제기됐던 해외유명브랜드 유치문제도 재발할 것이 자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면세대전에서 입찰에 실패한 HDC신라와 SK네트웍스도 참담한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 면세업계에서 롯데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인 신라는 특허입찰 실패탓에 추진하던 면세 영역확장에도 장벽에 부딛힌 형국이 됐다.

SK네트웍스는 이번 입찰결과가 더욱 뼈아프다. 특허 재탈환에 필승의지를 보였지만 또 다시 실패하면서 당장 900여명의 직원고용불안 문제해결이 시급해졌다.

워커힐면세점 확장공사를 하면서 ‘절치부심’의 자세로 임했던지라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 면세점 매장 활용문제도 있다. 수천억원의 손실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관세청 심사결과를 두고 업계 곳곳에서의 잡음도 문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부도덕한 유통대기업으로 소상공인들의 지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반칙과 특권’의 대명사격인 롯데그룹이 면세점 추가특허를 획득했다”며 반발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결정에 절망을 넘어 강력한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서명운동은 물론 면세점 입점 무효 소송까지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본적으로 잘못된 이번 결정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이 모든 일의 책임은 관세청을 비롯한 정부당국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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