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동부 새주인 맞이...로젠·대우 매각은 ‘답보’

동부익스프레스 본사가 있는 서울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사진=동부익스프레스>
동부익스프레스 본사가 있는 서울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사진=동부익스프레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물류업계 인수합병(M&A) 속도가 업체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순조롭게 진행되는 반면 로젠택배와 대우로지스틱스 매각은 지지부진하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변경했다. 택배사업 브랜드도 현대택배에서 롯데택배로 교체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와 3자물류, 항만운영 등 종합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6천527억원이며 국내 택배시장에서 한진과 2·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는 “택배시장이 확대되면서 더 높은 수준의 택배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며 “롯데택배가 최고의 택배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사명을 바꾼 것은 롯데가 경영에 개입한 지 3년여만이다.

롯데는 지난 2014년 오릭스·현대상선과 함께 이지스1호를 세우고 이 회사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8.80%를 사들였다.

이지스1호 지분은 롯데 35%, 오릭스 35%, 현대상선 30%다.

롯데는 이후 현대로지스틱스를 직접 지배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5천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물류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롯데로지스틱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부익스프레스도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동원산업에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4천2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항만물류와 물류창고, 여객운송, 렌터카, 택배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3위권 물류업체다.

지난해 매출 7천195억원에 4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KTB 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 매각에 나서 현대백화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가격에서 이견을 보여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KTB 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매각을 다시 추진해 지난 9월 동원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반면 로젠택배와 대우로지스틱스 매각은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로젠택배의 대주주인 베어링아시아프라이빗에쿼티펀드(Baring Asia Private Equity Fund)는 올해 들어 로젠택배 지분 매각을 추진, 지난 9월 CVC캐피탈과 거래를 잠정 합의했다.

매각 대상은 로젠택배 지분 100%와 자회사인 KGB택배 지분 75%로 거래금액은 3천억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거래는 아직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CVC캐피탈이 거래를 파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소문도 전해지는 실정이다.

대우로지스틱스 매각은 1년 반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대우로지스틱스는 국내 물류업계 10위권 업체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5천722억원에 영업이익 413억원을 기록했다.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73.3%를 보유하고 있는 블루오션PEF는 지난해 5월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매각을 추진해 CJ대한통운과 한국타이어, 동원그룹, 대한해운 등이 참가했으나 본입찰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확장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의 증가로 물류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따라 전략적 제휴 및 M&A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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