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 발표 앞두고 5개 기업 추가획득 위해 '배수진', 막판 전력

롯데타워 전경, 센트럴시티, 현대면세점 조감도, 아이파크타워, 워커힐 전경(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각사 취합>
롯데타워 전경, 센트럴시티, 현대면세점 조감도, 아이파크타워, 워커힐 전경(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각사 취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면세점 추가특허 입찰 결과 발표가 4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도 함께 밀려오고 있다. 후보 기업들은 입찰에 성공해야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배수진’을 치고 막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의 분기점에 맞닥뜨린 것이다.
하지만 추가특허를 획득한다고 해도 고난의 행군이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면세 추가특허를 둘러싼 비리 의혹으로 후폭풍이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야권이 정경유착 의혹을 이유로 관세청의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벌써부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발표 이후 기존 면세점과의 치열한 ‘역대급 경쟁’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후보기업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후보 기업들은 반드시 이번 특허를 획득해야 한다는 필사의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추가특허 결과를 떠나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는 이유다.

올해 뜨거운 감자중 하나였던 시내면세점 추가특허 결과가 오는 17일 발표된다. 15일부터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롯데‧SK네트웍스‧신라‧신세계‧현대 등 대기업 5곳은 17일 프레젠테이션(PT)등 최후 절차를 진행한다. 입찰결과 발표시기는 당일 오후 5시로 알려졌다.

대기업 5곳중 3곳이 특허권을 가져갈 예정이며 이들 기업은 PT준비 등 입찰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지난 추가특허에서 고배를 마신 후 특허권 재탈환에 나선 입장이고 신라와 신세계는 면세업계에서의 인지도 확장에 도전한다. 유독 면세점과 인연이 없던 현대측은 이번에 첫 진출을 꿈꾸고 있다.

기업간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면세업계는 최근 불거진 비선실세 농단과 관련해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특허심사에 압박을 주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특허 무산설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가뜩이나 올해 신규면세점들의 부진이 잇따르면서 업계분위기가 더욱 흉흉해진 가운데 ‘국내 면세업계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이번 특허입찰을 받는 기업이 누가 됐든 특혜논란도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안팎으로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같은 업계 진통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이 원안대로 특허 발표 일정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을 내놨고 기업들 모두 일련의 사건들과는 무관하게 특허입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특허에서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 재탈환을 노리는 롯데는 향후 5년 간 2조3천억원 추가 투자, 외국인 관광객 직접 유치 1천700만명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13일 “내년 4월 그랜드 오픈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관광한국의 미래를 여는 동북아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이곳에 입점할 ‘월드타워면세점’을 관광과 문화, 상생의 3대 메카로 만들겠다”고 사업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면세점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향후 5년간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강남권 관광인프라 구축, 중소 협력업체 지원 등에 2조3천억여원을 투자하며 이 기간 방한 외국인 중 17%에 이르는 1천700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월드타워’에 최고의 관광문화 콘텐츠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1만7천334㎡, 5천253평)의 면세점 규모 공간 및 세계 최고 높이(123층, 지상 500m)의 전망대 면세점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스크린 길이(가로34m, 세로13.8m)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멀티플렉스 영화관, 국내 최장 길이의 수중터널(85m) 및 아쿠아리움, 1천500억원을 투자 건설한 클래식 콘서트홀 등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초고층 건축물인 현대적인 랜드마크와 이곳에 입점할 면세점 간의 시너지가 발휘된다면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고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협력사와 고용불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특허는 획득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앞날은 누구도 모르지만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노리는 SK네트웍스도 입장은 엇비슷하다.

최신원 회장까지 “반드시 획득”이라며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4개기업과 달리 면세점 입지가 강남권이 아닌 점과 자체적인 차별화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상태다.

최근 SK네트웍스는 남이섬, 쁘띠프랑스, 모두투어와 손잡고 싼커(중국 개별 관광객)를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동북권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마케팅 홍보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단체 관광객 위주의 쇼핑관광에서 진일보해야 한다는 면세·여행업계의 지적을 반영해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경기·강원 지역과 연계해 새로운 여행코스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워커힐은 서울 도심은 물론 경기·강원권으로 진출이 용이한 입지 특성을 지니고 있어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과 연계해 숙박, 면세 쇼핑, 레저를 한번에 즐기는 고급 여행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며 “한류를 찾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만족스런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도 관광인프라 개발 등 강남점 입찰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강남 센트럴시티에 면세점 입점을 추진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앞으로 5년간 3천5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관광인프라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의 전당부터 반포대로, 세빛섬까지 총 4.6km를 예술의 거리로 연결하는 보행로 조성 등관광객 유치는 물론 ‘한국관광홍보관’을 구축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센트럴시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쇼핑, 호텔, 맛집, 대중교통, 영화관, 서점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면세점이라며 부연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센트럴시티점 개점을 계기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미식, 쇼핑,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진짜 한국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개별관광 활성화를 통해 대한민국 관광선진국 도약에 기여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인접한 15층 건물로 이 중 1~6층 약 1만3천㎡(계약면적 기준) 공간을 면세점으로 꾸민다.

특히 HDC신라는 삼성의 IT 기술을 면세점에 접목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지금까지의 면세점과는 차원이 다른 ‘IT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이 선보인다. 삼성SDS의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빅데이터 활용) 기술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자신의 간단한 취향을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의뢰인’에 가장 적합한 패션을 제안하는 식이다.

향후에는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와 맛집 코스까지 안내할 예정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미래 지향적 가치를 담은 이곳에 한국 관광 산업의 미래 세대를 위한 면세점을 세워 삼성동의 랜드마크에서 한국 관광 산업의 새 랜드마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면세점)은 이번 추가특허에서 면세점입지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 특허면적 1만4천5㎡)으로 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사회환원에 사활을 걸었다.

5년간 총 500억원의 사회환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현대면세점의 500억원 사회 환원 계획은 앞서 밝힌 강남지역 관광 인프라 개발(콘텐츠 포함) 투자 금액 300억원(2016년 10월 26일 발표)과 지역문화 육성(관광산업 학술 지원 포함) 및 소외계층 지원 금액 200억원이 포함된 것이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이번 사회 환원 계획은 향후 면세점 특허 취득 후 5년 누계 예상 영업이익의 20%인 500억원을 관광인프라 개발 등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며 만약 5년 누계 영업이익의 20%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부족분을 채워 500억원을 환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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