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리티지재단 같은 조직 재정비설에 무게 실려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존폐 여부가 내년 2월 정기 총회 때까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사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탈퇴 선언으로 인해 해체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계속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해체 요구에 전경련은 7일 임원회의를 열고 조직 개편안을 위한 작업을 했다.

그 중 경제단체 기능을 폐지하는 대신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민간 싱크탱크 형태로 조직으로 재정비하는 방안으로 다수의 의견이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국정조사 자리에서 “전경련을 헤리티지재단처럼 바꾸고 친목단체로 남기는 게 제 의견”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헤리티지재단은 1973년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경제 뿐 아니라 정치와 안보, 외교, 복지 등 전 분야에 걸쳐 정치권에 정책 제안을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순수한 모금액으로 운영된다.

전경련의 경제단체 기능에는 정부나 정치권에 대기업의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업무와 외국 재계와의 민간 경제외교 업무, 사회공헌 업무 등이 포함된다.

경제단체 기능은 ‘정경유착’이라는 병폐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 사태의 핵심인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이나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 등이 전경련이 경제단체 기능을 행하면서 생긴 불미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쇄신안을 강구해 내년 2월 회원사가 모이는 정기 총회에서 승인을 받는다는 방안이다.

현재까지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대기업은 삼성, SK, CJ다. 은행권도 탈퇴 물결에 가세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이 다음 주 중으로 탈퇴할 예정이고, 신용보증기금도 조만간 탈퇴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검토가 다 종료됐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12일)에 탈퇴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대신해 회의에 출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도 다음 주에 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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