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역사/ 이영석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30여 년간 영국 근대사를 연구해온 저자 이영석 교수(광주대)가 동아시아 출신 연구자의 입장에서 근대 영국 역사를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하나는 전통 지배 세력이 근대화 과정에서 뒤처지거나 약화되지 않고 오히려 그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의 변방에 지나지 않던 작은 섬나라가 근대 세계의 형성을 주도해 나갔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전에 그가 펴낸 '근대의 풍경', '영국 제국의 초상'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연결된다. 각 장마다 저자 특유의 쉽고도 유려한 서술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국의 근대화 과정은 전통에 기반을 두었거나 전통과 혁신이 뒤섞인 모호한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영국 근대사의 저변에 깔린 중요한 배경이며, 오늘날까지 영국 사회가 지속과 변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이라는 이중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요인이다.

이 책이 근대 영국의 경계를 넘어 오늘날 삶의 문제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는 우리가 비록 영국과 시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영국이라는 타자의 경험이 때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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