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두 번째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새롭게 도입될 실손보험 상품에 대한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확실시 되는 것은 내년에 새롭게 출시되는 상품은 ‘기본형’과 ‘기본형+특약’으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잠재적 과잉진료가 우려되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주사제 등이 특약으로 분리된다. 필요 없는 치료까지 다 가입할 필요가 없어지니 보험료도 당연히 내려갈 것이다.

특약의 경우 치료비에서 자신이 부담할 비율도 20%에서 30%까지 올릴 것도 제안됐다.

새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를 차등화 하는 방안도 나왔다. 병원에 가지 않을수록 낸 보험료의 일부분을 환급해주거나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이다.

그러나 이미 실손보험 개정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도 현재 실손보험이 보유한 3천200만의 가입자가 새 실손보험으로 옮겨갈 때 생길 문제점에 대해 다뤄지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과잉진료나 의료쇼핑을 시스템적으로 막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득이 주어진다. 즉 젊고, 병이 없는 사람일수록 보험료가 싼 새 실손보험에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 실손보험에는 늙고 병든 자 혹은 의료비로 초과 이익을 타먹을 사람들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보험사는 이들에게 지급할 치료비가 늘어날수록 해마다 보험료를 올릴 것이다.

일부 도덕적해이를 일삼는 가입자를 배제하기 위한 방안이 현재 실손보험에 남아있는 가입자들에게까지도 징벌적인 보험료를 징수하게 되는 꼴이다.

보험료가 오를수록 이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새로운 실손보험에 옮겨 탈 수밖에 없다. 보험사는 보통 이런 가입자들이 새로 유입될 때 보험 가입을 막거나 더 많은 보험료를 물린다.

손주형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공청회에서 새로운 실손보험의 보험료 차등화에 대해 “아픈 것도 서러운데 자기부담금을 올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늙고 병에 걸린다는 것, 이는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 이유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는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료를 내왔다.

새로운 실손보험의 방향이 잡혔다면 이젠 남아 있을 가입자가 새로운 실손보험에 안착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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