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인수 저울질…국내 유화 · 방산 1위로는 부족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한화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세력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년 전 삼성의 화학·방산 계열사를 2조원을 들여 인수하고 올해 3월에는 두산DST를 사들인데 이어 이제는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KAI)를 품에 넣으려 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KAI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말했다.

KAI는 지난 1999년 삼성항공과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이 합병해 탄생한 곳으로 주로 군용항공기 제조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방산업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2조3천134억원에 영업이익 2천703억원, 1천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는 매출 2조9천억원, 영업이익 2천857억원을 기록했다.

대주주는 KDB산업은행(19.02%)과 국민연금(9.14%), 한국수출입은행(7.74%), 한화테크윈(6%)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KAI 등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 출자회사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과 방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유력 후보군이 추려지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공개적인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한화가 유일하다.

당초 KAI 지분을 각각 10%와 5% 갖고 있던 현대자동차와 두산이 후보군으로 분류됐으나 두곳 모두 올해 초와 최근 지분을 팔면서 인수에 관심이 없음을 표시했다.

현대차는 주력인 자동차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했으며 두산은 그룹 차원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분을 팔았다.

한화의 KAI 인수 검토는 사업 확장 계획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는 지난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탈레스),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을 2조원에 인수했다.

석유화학과 방산부문에서 국내 1위에 등극하기 위한 빅딜이었다. 특히 한화는 이 M&A로 자산규모를 50조원 대로 늘려 재계 서열 9위로 도약했다.

한화의 기업 인수합병은 올해도 이어졌다.

한화는 지난 5월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3천500억원에 사들였으며 한화탈레스의 잔여 지분 50%도 지난 7월 인수했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두산DST 인수 이유에 대해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분야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여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는 또 지난 6월 미국의 자동차 소재 업체인 ‘컨티넨털 스트럭처럴 플라스틱스’(CSP)에 인수전에 참가했으며 민영화 작업 중인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현재는 쌍용머티리얼의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세계 10대 방산기업이 되고자 KAI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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