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에 뇌물공여 혐의로 2년6개월 선고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검찰은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진경준 전 검사장 뇌물수수혐의 관련 4차 공판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같이 기소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정주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재팬 주식과 제네시스 차량, 여행경비 등을 포함해 9억5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김 대표는 이같은 혐의에 대해 전부 시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2005년 6월 넥슨재팬 주식 매입에 사용된 비상장 주식 매입 대금 4억2천50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넥슨 비상장주식 1만주 외에도 2008년 무상으로 제공한 제네시스 차량과 함께 여행경비를 대납해줬다.

특히 김 대표는 다른 이들에게도 고급 외제차량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다음달 13일 열리는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 외에도 카이스트 동문인 이 모씨에게 고급 외제 차량인 레인지로버를, 국악무용계에 종사하는 안 모씨에게 BMW 차량을 제공한 사실을 시인했다.

넥슨은 김 대표가 1994년 설립한 이후 다수의 온라인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크레이지아케이드’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게임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넥슨은 꾸준한 성장과 더불어 지난 2011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에는 총 매출 1조8천90억원의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날 공판에서 올해 연 매출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 밝혔다.

넥슨은 이달 부산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에 35종의 신작을 출품하며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다음달 13일 열리는 선고 공판에서 김 대표의 실형이 확정되면 ‘오너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경제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넥슨의 뇌물 공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어 김 대표 관련 건은 쉽게 일단락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넥슨과 같은 부패한 기업 때문에 다른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넥슨을 더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이번 진경준 게이트 ‘늑장’ 수사도 문제지만 법원에서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면 밝혀야 한다”며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면 검찰이 추가적으로 수사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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