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비만·충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단 음식을 남아보다 여아가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여아의 하루 설탕 섭취량이 같은 또래 남아보다 평균 8g 가량 많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국내 어린이는 하루 전체 열량의 11.8%를 설탕 등 당(糖)을 통해 섭취,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기준(하루 전체 열량의 10% 미만을 당으로 섭취)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팀이 지난 2002∼2011년 국내에서 진행된 어린이의 당 섭취 관련 연구 5건에 참여한 9∼14세 어린이 2천599명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출간하는 영문 학술지 ‘뉴트리션 리서치 앤 프랙티스’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여자 어린이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54.3g으로 남아(46.6g)보다 7.7g 많았다. 남녀 어린이의 하루 총 섭취 열량에서 당이 기여하는 비율은 각각 10.8%ㆍ12.5%로 WHO 기준(10% 미만)을 약간 초과했다.

남아보다 여아가 당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은 여아의 하루 과일 섭취량(8.8g, 남아 7.5g)과 가공식품 섭취량(34.9g, 남아 27.9g)이 남아보다 높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송 교수팀은 논문에서“우리나라 어린이는 주로 가공식품을 통해 당을 섭취한다”며 “설탕과 가당(加糖)음료가 전체 어린이 당 섭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의 당 섭취량은 아이가 전통식과 서양식 중 평소 어떤 음식을 선호하느냐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았다.

밥·김치·콩·채소·생선·패류 위주의 전통식을 즐기는 여자 어린이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46.3g(남아 46.5g)이었다.

반면 라면·만두·빵·햄버거·피자·시리얼·스낵·우유·아이스크림·가당 음료 등 서구식을 선호하는 여아는 57.2g(남아 56.2g)으로 나타났다.

서구식을 하는 어린이의 하루 섭취 열량(1722㎉)은 전통식을 즐기는 어린이(1518㎉)보다 하루 200㎉ 이상 많았다.

지방도 서구식을 하는 아이가(하루 52.7g) 전통식을 하는 아이(46.4g)보다 많이 섭취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어린이의 당 섭취량은 서구 어린이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1∼18세 어린이의 평균 당 섭취량은 139g, 영국의 4∼10세 어린이는 97.4g, 호주의 9∼13세 어린이는 124.6g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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