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20년 경제침체 서막, 성장절벽, 수출-내수-투자 뒷걸음, 30년 지나도 ‘삼성-현대’, 청년실업 갈수록 절벽, 고용 캄캄, 대통령은 경제위기의 관객, 부동산과 담배에 기댄 한국경제…”

벌써 4, 5년부터 우리경제현실을 두고 각종 매스컴이 입 초사를 떤 단어들이다. 이젠 더 이상의 절망적인 용어들을 동원하기 어려워서인지, 경제문제 언급은 가급적 절제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대신 중후장대형 기업들의 몰락상이나 대기업 또는 공기업의 노사문제 등이 연이어 경제문제에 업혀 가십쯤으로 등장하고 있다. 식상한 것이다. 국민은 귀에 혹은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가 이제는 싫은 것이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다는 의미이다.

듣기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수 십 년씩 계절병도, 그렇다고 떡고물이라도 가끔씩 나누어주는 굿판도 아닌 것이 뻑 하면 떼거지로 벌이는 파업짓거리에 국민은 더 이상 귀기우리지 않는다.
내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그렇게 회사가 미우면 그만두든지, 아예 회사가 문을 닫거나 왕창 망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시끄럽고 다른 나라 부끄러워 꼴 보기 싫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이 이 땅에는 많다는 것을 저들만 모르는 것이 아닌 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들이 작은 회사거나, 별 볼일이 없는 회사라면 분쟁이 잦아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본시 망하는 집구석과 흥하는 집구석의 가장 큰 차이는 분쟁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로 경제상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강아지도 다 안다. 이 판국에 월급 더 올려달라고 떼쓰는 파업은 참 밉상스럽다. 꼭 월급만이 아니다. 뭐 노조권한을 더 보장하라느니, 노동시간을 조정하라느니 하는 따위도 그렇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된다는 말이 아니다. 사정이, 환경과 주변사정이 떼를 쓸 때와 잠시라도 참아야 할 때가 있잖으냐는 말이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경제는 성장일로였던 시대에서 벗어나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 언제 다시 성장국면이 될 것인지도 막막하다. 그러나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도 알지 않는가. 희망까지 버릴 일은 아니다.

지금 상황은 조금은 참고 기다리는 자중자애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자기만을 생각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이타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때다. 대한민국의 사정이 심각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대통령이 경제 관련입법여부가 우리경제의 당면한 과제라면서 입법부의 각별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야당의 비난성 성명뿐이었다. 국회 탓만 하느냐는 것이었다. 또 견해도 다르다는 핀잔이었다. 

대통령은 그럴라치면 경제란 골든타임을 놓치면 실기하기 마련이라면서 국회의 늑장을 직간접으로 타박했다. 티격태격하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국회는 정치일정에 목을 매고 일로매진해왔다. 민생이나 경제현안은 거리길목에 매달아놓는 현수막용 정치선전구호에 불과하다. 이런 구호는 지금도 삭풍에 건들거리고 있다. 

이미 골든타임은 지나갔다. 국민은 각자도생을 도모한지 오래다. 아무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아니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외면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애원하다시피 경제입법,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요구했는데도 외면해온 이 마당에 무슨 도움이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 그래서 각자도생을 도모하고 있다.

대통령과 그의 막료들이 무능해서 그렇다고만은 못한다. 그러나 그의 경제팀이 최근 스스로의 무능을 아는 것 같다는 소리는 오랜만에 숲속에서 옹달샘을 발견한 듯하다. 아직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한 모금 움켜 마시고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아직도 한쪽에서는 주지도 않은 떡을 생각하면서 김치국만 껄떡이고 있어는 품이 밉상스럽다. 정권을 잡겠다는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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