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남산타워·삼성생명 사옥 이름 바뀌어

서울 태평로2가 150번지에 있는 부영태평빌딩. 1984년 완공된 이 건물은 그동안 삼성생명 본사로 사용됐으나 부영이 지난 1월 5천억원 가량을 주고 매입했다. <사진=현대경제신문>
서울 태평로2가 150번지에 있는 부영태평빌딩. 1984년 완공된 이 건물은 그동안 삼성생명 본사로 사용됐으나 부영이 지난 1월 5천억원 가량을 주고 매입했다. <사진=현대경제신문>

대우조선·삼성ENG 등 경영난 해소 위해 매각 추진
“아쉽긴 하지만 하루 빨리 매각돼 경영정상화 되길”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한때 지역을 대표하던 랜드마크 빌딩으로 이름을 날리던 대기업 사옥들이 주인이 바뀌어 새로운 간판을 달고 있다.

삼성생명처럼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으로 사옥을 판 경우도 있지만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역사와 애정이 담긴 건물을 매각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631번지에 있는 STX남산타워의 등기부등본상 이름은 최근 ‘LG서울역빌딩’으로 바뀌었다.

LG그룹이 지난 6월 건물 매입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 잔금을 모두 납부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LG는 건물 앞에 있는 입간판도 LG서울역빌딩으로 바꿀 예정이다.

LG서울역빌딩은 지하 6층~지상 23층, 연면적 6만7천292㎡ 규모로 지난 2007년 준공됐다.

STX그룹은 창립 6주년에 맞춰 지난 2007년 5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이곳으로 그룹 사옥을 이전했으나 2013년 경영난으로 해체되면서 건물주가 코람코자산신탁으로 바뀌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경영난이 아닌 그룹의 선택으로 본사 사옥을 팔았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부영에 5천억원 상당을 받고 서울 태평로2가 150번지에 있는 건물을 매각했다.

본사를 서초구 삼성타운으로 옮기게 돼 기존에 본사로 쓰던 이 건물을 판 것이다.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21층, 연면적 5만4천653㎡ 규모다.

삼성생명은 지난 1984년 준공 이후 줄곧 이곳을 본사로 사용해왔지만 현재 이 건물 꼭대기에는 ‘삼성생명’을 대신해 부영의 아파트 브랜드인 ‘사랑으로’가 새겨져 있다.

부영은 삼성화재 본사 건물도 사들였다.

서울 중구 을지로 29번지에 있는 삼성화재 본사 사옥은 지하 6층~지상 21층 규모로 매각가는 4천억원대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다음달 서초 삼성타운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경영난으로 사옥 매각을 앞둔 대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엔지니어링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8월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다동 85번지에 있는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빌딩’이란 이름의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21층 규모로 지난 2006년 이후 대우조선의 본사로 사용돼 왔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 캡스톤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세부적인 거래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은 매각 이후에도 임대 방식으로 계속 사용할 방침이라 건물에 남아있는 회사 CI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분기 1조5천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옥 매각을 택한 것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사옥은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18만6천23㎡로 국내 업무용빌딩 중 5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지난 2012년 4월 준공됐다.

사옥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정든 사옥을 파는 것은 아쉽기는 하지만 사옥 매각으로 하루빨리 재무구조가 개선돼 경영이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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