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편집자주]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이웃간에 강력 범죄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소음을 줄이는 신기술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차음재를 기존 보다 2배 가량 두껍게 설치하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화장실 배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롯데건설은 스티로폼 단열재와 고무재질 완충재 결합했으며 현대산업개발은 시공 방식을 뜯어고쳐 반건식 바닥시스템 개발했다.

기존 건축공사에 사용되던 습식 바닥시스템(왼쪽)과 현대산업개발이 새롭게 개발한 반건식 바닥시스템(오른쪽) 개념도. <사진=현대산업개발>
기존 건축공사에 사용되던 습식 바닥시스템(왼쪽)과 현대산업개발이 새롭게 개발한 반건식 바닥시스템(오른쪽) 개념도. <사진=현대산업개발>

현산, 반건식 바닥시스템 개발..특허 출원
롯데건설, 바닥충격음 차단 1등급 구조 개발
삼성·현대, 화장실 배관 수직 설치공법 사용

현대산업개발은 층간소음을 줄이는 새로운 바닥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습식 바닥시스템에서 기포 콘크리트를 걷어낸 반건식 바닥시스템이다. 층간소음 저감과 단열효과 증대의 효과가 있다고 현대산업개발은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기술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성능 인정을 획득했으며 특허도 출원했다.

기존 건축공사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바닥시스템은 습식공법으로 콘크리트와 완충재, 기포콘크리트, 방바닥미장으로 시공된다.

습식공법에서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완충재를 30㎜로 늘리거나 탄성을 가진 스티로폼계나 고무재질 등의 재질·형상을 이용하는 등 층간 완충재에 초점이 맞춰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완충재만으로 층간소음을 저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포 콘크리트 대신 반건식 바닥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이번 반건식 바닥시스템은 기포콘크리트 생략으로 생겨난 공간을 통해 완충재의 두께를 60~70㎜로 대폭 늘려 층간 차음 효과를 높였으며 동시에 단열효과도 강화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슬래브 콘크리트에 헌치 보를 만들어 처짐을 방지하고 바닥 콘크리트 강성을 강화해 천장내부 공명·소음 증폭을 차단함으로써 층간소음을 대폭 저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층간소음 저감에 유리한 골조를 형성하면서도 천장내부 마감과는 간섭이 없어 시공성도 우수한 것도 반건식 바닥시스템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건설은 완충재 성능을 유지하면서 생산 비용을 낮춘 층간소음 완충재를 개발했다.

롯데건설은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1등급(경량충격음 43dB 이하·중량충격음 40dB 이하)의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개발에 성공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지난 6월 밝혔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는 두께 20~30mm 완충재가 적용되는 기존의 바닥구조와 달리 층간소음완충재의 두께가 60mm에 달한다.

또 스티로폼 단열재(EPS계)와 고무재질 완충재(EVA계)를 결합해 소음차단성능이 개선됐다는 게 롯데건설의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여기에 롯데케미칼의 소재생산기술을 적용해 생산비용도 30% 가까이 낮췄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고등급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를 실제 아파트에 적용하면 가슴높이에서 농구공을 떨어트리는 정도의 층간소음도 차단할 수 있다” 며 “앞으로도 안락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의 신기술을 활용했다. 고망간강 바닥판이다.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제품이다. 방진 성능이 일반강보다 4배 가량 높다. 바닥에 충격이 가해질 때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패널이 진동에너지를 흡수해 소음을 줄이고 기포콘크리트를 타설할 필요도 없어 공기를 단축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 바닥판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 시험 결과 경량충격음 43dB 이하, 중량충격음 40dB 이하를 기록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고망간강 바닥판의 시공성·보행감·차음성능을 끌어올려 층간소음 문제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CC건설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짓는 ‘성복역 KCC스위첸’에는 화장실 배수배관을 해당 층에 배관해 욕실 소음을 최소화한 혁신적인 당해 층 배수배관 시스템을 도입한다.

고려개발은 ‘e편한세상 부천심곡’의 바닥 콘크리트를 210㎜로 시공하고 거실과 주방에 침실보다 30㎜ 두꺼운 60㎜ 두께의 바닥차음재를 적용해 층간소음 저감뿐 아니라 난방 에너지 절약을 노렸다.

한양은 ‘시흥은계 한양수자인’에는 4.5㎜ 두께의 소음저감형 PVC 장판을 적용, 소음이 심했던 기존 마룻바닥을 보완했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화장실 배수 소음을 없애는 층상벽면 배관공법을 서울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 힐스테이트’에 도입하며 대우건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는 진동 방지재를 개발해 소음을 10% 이상 낮췄다.

대림산업은 거실과 주방의 바닥차음재를 법정두께 보다 2배 더 두꺼운 60mm로 적용해 층간소음과 난방에너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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