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사업개편에도 롯데·한화·금호·효성 ‘요지부동’

LG화학의 대산 NCC(Naphtha Cracking Center·납사분해시설) 공장. LG화학은 이 공장에 2천87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량을 기존 104만t에서 127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사진=LG화학>
LG화학의 대산 NCC(Naphtha Cracking Center·납사분해시설) 공장. LG화학은 이 공장에 2천87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량을 기존 104만t에서 127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사진=LG화학>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LG화학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감산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17일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테레프탈산(TPA)을 PET병 생산에 사용 중”이라며 “생산을 중단하면 원료를 외부에서 사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도 “생산한 TPA를 PET와 폴리에스터 원사, 필름 등을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TPA 감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TPA는 정부가 지난달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석유화학업체들에게 감산을 주문한 품목이다.

주로 페트(PET)병의 원료로 쓰인다.

TPA는 불과 5년 전만하더라도 수출액이 45억달러에 달하는 효자 품목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100% 이상 상승한 이후 수출이 70% 가량 급감하면서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석유화학협회도 지난달 28일 발표한 컨설팅 보고서에서 TPA를 단기간 설비 조정이 필요한 품목으로 지정했다. 사실상의 감산 요구다.

석유화학협회는 또 PS(Polystyrene·폴리스티렌)도 감산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내수 시장은 경쟁력이 있으나 수출시장은 경쟁국의 저가 공세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수출용 생산 설비를 위주로 감축과 고부가 품목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G화학은 내년 상반기까지 여수공장 내 PS 생산라인 2개 중 1개 라인을 고부가 제품인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가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주요 업체 중 첫 번째 사업 개편이다.

생산라인 전환이 완료되면 LG화학의 PS 국내 생산량은 연간 10만t에서 5만t 규모로 축소되며 ABS 국내 생산량은 연간 85만t에서 88만t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 오는 2019년까지 충남 대산공장에 2천870억원을 투자해 NCC(Naphtha Cracking Center·납사분해시설)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을 기존 104만t에서 127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연간 에틸렌 총 생산량은 243만t으로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증설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4천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PS를 생산하는 또다른 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은 감산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호석화는 현재 23만t의 PS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천체 PS 생산량(73만t)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감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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