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론시장, 세계시장 1~2% 수준 ‘걸음마’

지난 5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DJI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시연 중인 드론 신제품 ‘매빅 프로(Mavic Pro) <사진=DJI>
지난 5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DJI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시연 중인 드론 신제품 ‘매빅 프로(Mavic Pro) <사진=DJI>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중국 드론(무인항공기)업체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데 국내는 여전히 이륙단계에 머물러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은 71억 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시장은 약 1천억 규모로 세계 시장의 1~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드론(Drone)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비행 및 조정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무인기를 의미한다.

군사용으로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들어 촬영, 택배, 물류, 농업, 인프라 관리 등 상업용 내지는 취미용으로 사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은 올해 56억 달러(약 6조3천억원)에서 2025년 240억 달러(26조8천억원)로 연평균 18%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촬영·감시·농업 등 상업용 시장은 2016년 4억 달러(약 4천500억원)에서 2025년 70억 달러(약 7조8천억원)로 연평균 37%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

중국은 무인기 제조업체가 400개사(부품업체 포함)에 달할 정도로 드론 산업이 활성화됐다. 중국 무인기 수요는 연 10% 성장세를 보이며 2022년 3억 달러(약 3천4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드론업체인 DJI는 매출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판매망을 구축한 이후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DJI는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드론업체다.

문태현 DJI코리아 법인장은 지난 5일 신제품 드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DJI의 상업용 드론 점유율은 70%를 넘어섰다”며 “향후 1가구 1드론이 DJI의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드론산업은 항공우주 방산업체가 무인기 생산의 6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주도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 2014년 ‘비전 2020’을 발표한 이후 드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 드론시장 규모도 2015년 16억 엔(약 172억원)에서 2020년 186억 엔(약 2천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는 이제야 드론 규제를 풀고 산업 육성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국민 안전, 안보 등을 저해하지 않으면 모든 사업 부문에서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드론을 활용한 산업 범위가 농업, 촬영, 관측 분야로 제한됐다.

또 2023년 산업 규모 세계 Top 4의 드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8년간 총 3천억원가량을 투자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이 국책연구기관에 집중돼 있어 드론과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기술력을 갖춘 드론 전문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 회장은 “드론 규제 개혁은 지난 7월 이후 잘 됐지만 정부의 드론산업 지원은 국책연구기관에 집중됐을 뿐 산업체 지원은 미약해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드론 전문 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부의 자금지원이 기업으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