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개선 박차 속 막판 눈치싸움 치열

지난 2일 이랜드그룹이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인 V•GRASS(브이그라스)에 한화 약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신동기 이랜드그룹 재무총괄 대표(사진 왼쪽)와 이규진 M&A 총괄담당 임원 상무가 참석했다. <사진=이랜드그룹>
지난 2일 이랜드그룹이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인 V•GRASS(브이그라스)에 한화 약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신동기 이랜드그룹 재무총괄 대표(사진 왼쪽)와 이규진 M&A 총괄담당 임원 상무가 참석했다. <사진=이랜드그룹>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이랜드의 면세점 진출을 두고 업계 내 의견이 분분하다.

티니위니, 면세점 예정부지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가운데 면세점 진출 여부에 대한 업계 분석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20일 관세청 및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추가 특허 기한은 오는 10월 4일까지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4곳이고 이중 대기업군이 3곳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특허연장에 실패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등 여러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번 강력한 면세점 후보자로 거론되던 이랜드 역시 다시 한번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재무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다는 방침아래 입장표명을 미뤄왔던 이랜드는 지난 2일 캐쥬얼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를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해 온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티니위니는 중국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 1천300개의 직영 매장을 통해 지난해 매출 4천218억, 영업이익 1천120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을 통해 그룹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낮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두고 면세점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기자간담회 당시 이랜드는 “면세점 진출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였다.

더욱이 이랜드의 면세점 후보지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부지 마저 매각하면서 ‘면세점 진출 포기론’은 기정사실로 평가됐다.

재무건전성에만 몰두하겠다는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앞일은 모르는 일”이라며 이랜드 면세점 진출 포기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여기에는 매각한 면세점 부지말고도 강남권 등에 다시 면세점 부지를 선정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향후 10년동안 면세점 진출이 암담해진다는 점이 근거로 작용되고 있다.

면세업계소식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이랜드는 재무구조개선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면세사업에 뛰어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입찰에도 막판에 면세점 도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전례가 있어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합작으로 추진할 경우 지금부터 진행한다면 어렵다고 봐야한다”며 “다만 예전부터 극비리에 면세점 진출을 검토중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랜드 관계자도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치중할 것이지만 면세점 진출은 아무도 모른다”며 면세점 진출에 여지를 남긴 상황이라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추가특허 기한을 앞두고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라며 “특허입찰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양새가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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