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상권 두고 면세점 경쟁 프레임 형성되나

<사진=신세계면세점>
<사진=신세계면세점>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폭풍성장’에 롯데면세점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검찰수사 등 롯데그룹 안팎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10여분 거리에 있는 신규사업자의 ‘승승장구’가 달갑지만은 않은 듯한 분위기다.

24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오픈 100일만에 일 최고 매출 26억원(인터넷면세점 합산)을 기록하면서 경쟁력있는 면세사업자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8일에 문을 연 명동점은 개점시 5억원이었지만 현재는 하루 평균 매출이 10억원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브랜드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객단가 역시 3개월만에 40%가량 올랐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세를 몰아 명품 ‘빅3’로 통하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을 내년부터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명동점을 품은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행복에 찬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신세계 본점은 면세점이 영업을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중국인 매출은 무려 지난해보다 7배 이상 늘어난 619.9%, 일본인 매출 역시 3배에 가까운 187.7%의 폭발적인 신장율을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 본점은 면세점을 이용하는 해외관광객의 시너지를 앞세워 당장 내년에는 면세점 입점 전인 2015년의 매출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명동점은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입지’를 꼽고 있다.

외국인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 남산타워, 남대문 시장과 인접한 시너지 효과로 명동점 역시 명동 관광 명소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것이다.

성영목 신세계면세점 사장은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유치와 오픈으로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오픈 100일만에 면세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신세계의 입장은 간접적으로 동일상권에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 라이벌인 양사간 면세점 경쟁 프레임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명동점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비록 매출이나 인지도 등에서 단연 앞서다보니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초반과는 달리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신세계의 성장도 성장이지만 잠실점 특허를 내준데다 검찰수사 등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일평균 매출이 80억~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루에 방문하는 평균 단체 고객만 1만명을 훌쩍 넘겼으며 개인 고객까지 합산하면 최고 2만명 남짓 된다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공점에는 다른 면세점에서 볼수 없는 35년간의 노하우는 물론 다양한 명품 브랜드, 집객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규면세점 등 다른 사업자들도 롯데면세점을 찾아온 고객들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성과에는 국내 면세점 1위라고 불리는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동일상권이라는 특혜아닌 특혜가 작용됐다는 얘기로도 풀이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자가 많아진 가운데 동일 상권에 위치한 신세계와 롯데의 경쟁은 업계에서 흥미로운 시나리오”라며 “다른 사업자들 역시 지리적 반사이익을 노리는 등 면세점 춘추전국시대가 본격화 됐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