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최근 남북한 관련 안보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울 것도 없어 보이는 사안이다. 그러나 간단없이 변화하는 국제정치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우리나라, 특히 분단현실에서 비롯되는 안보문제는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사드배치문제 만해도 그렇다. 우리로서야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어 남쪽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앉아서 기다릴 수 없어 부득이 동맹국 미국의 힘으로 방어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싶다.

그러나 북한을 끼고도는 중국은 속셈이 다르다. 북핵문제를 빌미로 미국이 자국의 군사비밀도 염탐하기 위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용납하기 어렵다는 투정에서 더 나아가 한-중 경제협력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등을 들먹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말을 앞세운 협박차원에서 나아가 실물경제의 거래중단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역시 사드배치를 중단할 처지도 아니다. 그럴수록 사드배치는 우리 안보의 가장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사실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라는 사드배치만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것이 최상의 방안이라는 것 또한 일치된 결론이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위협을 할 때 마다 우리쪽에서도 똑같이 핵개발을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상당부분 마땅한 주장이라는 여론도 얻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간단한 논리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는 한계 앞에서 차선의 길을 찾아야 했던 것이다. 사드배치는 이러한 배경에서 도입이 결정된 셈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유럽주재 북한외교관의 망명은 적잖은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현실에 대한 심각한 변화와 이에 따르는 위중한 사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북한체제의 허점과 변화양상에 나름의 우려를 하게 된다. 이는 민생문제와 겹쳐 하나의 현상으로 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머잖은 장래에 대한 민생차원의 또 하나의 짐으로 굳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안보문제며, 북한문제 따위를 걱정하겠느냐고 폄하도 할 것이다. 민생은 바로 그런 먼 나라이야기 같은 문제도 하나의 구성요소에 포한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생의 터전이 곧 안보라는 점에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그렇게 위중하고 어떤 사안보다 앞서는 가치가되었던 안보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있음을 보게 된다. 더불어 과거 정권들이 안보를 체제유지용 긴급처방으로 자주 낭비한 탓이라는 생각이 겹친다.

북한이, 중국이 우리의 안보를 흔들고 있다. 우리 힘으로는 상대하기 버거운 문제가 현실로 닥아 와있다. 그런데 반대목소리가 커지다 못해 당국자들을 물리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님비현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해하기 어렵다.

점차 그런 반대목소리가 합리적으로 잦아들긴 할 것이다. 그런 정당과 정파도 차츰 숨죽이고 다른 반격을 노릴 것이다. 안보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반대론자들에겐 꼭 무찌르고 싶은 적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 그들이 이겨내고 항거할 힘은 결코 발휘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민생의 원천적 에너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민생이 통일대박이라는 꿈을 꾸고 있어서가 아니다. 소박한 하나 된 민족을 그리워해서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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