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KT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천776억원, 영업이익 4천2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 영업이익은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4천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2분기 KT 영업이익은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을 앞질렀다.
 
KT는 무선·유선·미디어 등 모든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데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비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일부 통신 관련 시민단체의 주장을 들어보면 이통사 실적 호조의 다른 한면에는 높은 통신비 부담에 허덕이는 국민들이 자리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 따르면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은 마케팅비용을 크게 줄여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지난해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은 전년(약 1조9천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3조6천억여원을 기록했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2014년 8조8천억여원에서 2015년 7조8천억여원으로 1조원가량 감소했다. 단통법 덕분에 이통사의 배만 불렸다는 말이 항간에 떠도는 이유다.

이통사의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통신비 지출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 수준이다.

평균 가입요금이 2013년 4만2천565원에서 2016년 1분에는 3만9천142원으로 3천원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부담은 크다.

이 때문에 통신요금에 포함된 기본료 1만1천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시민단체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통3사가 판매대리점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수조원의 비용을 제공한 것은 이통사에 통신비 인하 여력이 있다는걸 보여준다.

민생희망본부는 “이통3사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6월까지 9개월간 판매대리점에 리베이트로 2조원이 넘게 지급했는데 이는 1인당 15만원 꼴”이라며 “이는 이통사의 통신비 인하 여력이 넘쳐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통신 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을 보면 통신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뿌리는 리베이트 비용이 결국 가입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불만 섞인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통사는 양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통신비 인하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다르다. 통신망 설치를 위해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료를 징수했는데 통신망 설치가 완료된 지금까지도 기본료를 징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5천800만명에 달하고 대부분 정액요금제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이통사의 수익구조는 안정적이다. 

이는 마케팅 비용의 감소시 영업이익이 단기 급증한 최근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국내 통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이동통신사가 국민 통신비를 뜯어내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이통사 의지만 있다면 국민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아직 그들에게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적자 상태인 알뜰폰 업체들은 기본료를 폐지하고 저가의 LTE요금제를 잇달아 선보이며 통신비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양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글로벌 미디어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통신비 인하는 어렵다는 대형 이통사의 주장은 궁색한 변명으로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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