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국정의 초점이 청와대 모 수석의 인사문제라고 한다. 그가 저질렀다는 비리를 두고 벌써 여러 날 화재의 중심이 되던 차였다. 남은 문제는 대통령이 그를 해임할 시점을 두고, 바로 그것이 국정의 초점이라는 것이다.

아침마다 이어지는 유명 앵커의 멘트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국정의 가장 핵심을 그렇게 찌르고 나섰다. 문득 그것이 과연 국정의 핵심이고 초점이란 말에 의심이 든다.

대한민국의 국정이 과연 개인의 인사문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의 해임여부가 나라의 중심사안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벌써 지난 7월 한 달을 그를 둘러싼 비리가 신문의 특종이 되거나 방송의 단독보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잇따르고 있었다. 뜨거운 8월 첫날도 그와 연관된 사안이 국정의 핵심이 된다는 것에 더럭 거부감이 앞섰다.

더불어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지금 어떤 좌표에 있는지, 또 그 배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논의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특히 나라를 앞장서 이끌어 간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그들은 지금 어떤 일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물론 국정의 초점이 될 정도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사들이 대한민국호의 당면한 현실에서 무엇이 가장 절실한 문제인지를 묻고 싶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민의 삶이 어떤지를 아느냐고 캐묻고 싶다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이미 두 자리수자를 넘은지 오래다. 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대책도 이제는 가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게다가 선거철에 풍미하던 공약도 이제는 내놓은 전치인 본인도 돌아보지 않고 있는지 잠잠하다.

백약이 무효한 것이 청년실업문제일까? 내놓은 처방이 제대로 계획처럼 잘 적용되고 있는지 당국자는 지켜보고 있을까? 이 문제가 국정의 핵심에서 얼마만큼이나 멀어져 있는가를 누군가 따져 보기는 하는 걸까? 공약을 쏟아낸 선량들의 양심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등등을 묻고 싶은 것이다.

청렴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것이라던 이른바 김영란법이 위헌소지여부로 발목이 잡혀 있다가 헌재의 합헌판결에 따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사회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금품수수는 이미 하나의 풍속이었다.

바라기는 돈 없어도 잘 돌아가는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지극히 서민적 생각에서였다. 음습한 나라의 속살이 이 법으로 해서 머잖아 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소위 갑질하는 자들이나 권부에서 한자리하고 있는 자들에게는 있으나마나한 법이라는 지적에 맥이 풀린다는 반응이 커지고 있다. 그들이 언제 법 때문에 무서워한 적이 있느냐는 지적으로 해서 그렇다. 

듣고 보니 그럴싸하다. 그들은 이미 짜여 진 인맥에 의해 사업도하고 청탁도하고 권력도 나눠먹고 있는데 그런 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거다. 학맥, 인맥, 지맥 등등으로 그동안 나눈 교류가 더 단단한 관계로 굳어져 법을 속여가면서 얼마든지 버티며 누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몇 만 원짜리 밥을 먹는다거나, 청탁금지 관련 등 이런 법망 정도로 그들이 누리던 돈과 권력에 이상 현상이 생길 턱이 없다는 말이다.

큰 고기를 잡는 그물은 못되고 오직 작은 고기만 잡는 노릇만할 게 뻔  하단다. 

법 시행을 앞두고 이미 골목상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로 집세내기도 어려운 터에 손님들이 눈치 보기 싫어서라도 오겠느냐는 것이다. 이래저래 서민들만 영향을 받을 모양이다.

그래도 서민살기에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민생현장의 소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해야한다는 법언만큼은 꼭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서민의 기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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