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각광·공모 재간접펀드 허용으로 시장 급성장

부동산박람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부동산사업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
부동산박람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부동산사업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국내 주식지장의 박스권 장세와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대체투자 필요성이 증대하면서 ‘부동산펀드’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별로 내놓은 부동산 펀드가 단기간 내 ‘완판 행진’을 기록하는 등 국내 부동산펀드 시장이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는 것.

2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40조942억원으로 전체 펀드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6년과 비교해 규모측면에서 9.6배 성장한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부동산가격이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투자가치가 증가하고, 저금리 기조에서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예금이나 채권에 비해 비교적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부동산펀드를 확대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에 부동산펀드의 완판 행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에 내놓은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1호’ 의 경우 1시간 만에 배정 한도 300억원까지 자금이 몰렸다.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1호는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티마크그랜드호텔(특2급 호텔)을 매입해 하나투어 자회사인 마크호텔에 20년간 임대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공모 부동산펀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기관 또는 사모투자자 위주로 했던 부동산펀드를 리테일에 공모 판매하는 게 이례적인 데다 수익률도 좋아 박스피(박스권에 갇히 코스피)와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의 관심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타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 기반이 약한 IBK투자증권 역시 리테일(Retail) 고객들을 대상으로 합정동 삼성화재 사옥을 매입 및 임대를 통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를 판매 약 한달 만에 배정된 물량 200억원을 모두 모집했다.

다만 부동산펀드는 기본적으로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펀드가 금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형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장기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중도환매가 제한돼있어 현금화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금리 기조에 의한 대체투자 인기와 금융당국의 공모 재간접펀드 허용 등으로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펀드 투자 과열로 인한 수익률 하락 가능성과 중도 환매 제한으로 인한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