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간/이상우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40여년 세월을 무대에서 보내온 저자 이상우는 또한 긴 시간을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연극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해왔다.

학생들과 얘기하다 보면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을 발견한다는 열린 마음으로 대답이라기보다 질문으로 ‘이것이 옳다’가 아니라 ‘저건 어떨까’식으로 연극과 연극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는 활달한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연극은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푸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원천은 짐작컨대 스스로 밝히듯 어려서부터 엄숙, 권위, 계급, 권력, 제도, 차별, 편견, 단체가 싫고, 다른 생각, 새로운 것, 삐딱한 시각, 뒤집어보기를 좋아한 저자의 성향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 책 역시 그 기조와 무관하지 않은 내용과 형식을 갖췄다 할 수 있다.

방대한 저작들에서 빌어온 풍부한 예증을 자신의 생각과 유기적으로 교직한 글쓰기 또한 그 형식 자체가 창의적이며, 주제를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간결한 문장과 글줄은 저자가 “간결함과 강렬함은 통한다”는 소신으로 오래 깎고 다듬은 결과이다.이는 시구나 경구처럼 무한생동하며, 깊은 내공으로 빚어진 글쓰기의 한 전범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연극은 ‘생물’이며 극작, 배우, 연출, 관객이 함께 만드는 초유기체임을, 그에 걸맞은 구성과 화법으로 풀어낸다.

20년 넘게 써온 창작노트와 독서 메모를 간결한 글줄로 생동감 있게 짜낸 텍스트는 연극작가는 물론 일반 독자들을 새로운 차원의 인간 이해, 연극 이해의 길로 편히 이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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