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업체 잇따라 인수…'25년 글로벌 30위 방산기업
LIG넥스원, 기술경영 과감한 투자 적중… 10년새 6배 성장

LIG넥스원 주력제품<사진=LIG넥스원 홈페이지>
LIG넥스원 주력제품<사진=LIG넥스원 홈페이지>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한화와 LIG넥스원이 방위산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한데 따른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 방산부문 계열사,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들이 뛰어난 기술력과 주요 아이템의 높은 상업성을 인정받아 잇따라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방부는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에서 방위력 개선비로 77조1천억원(연평균 10% 이상 증가)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의 국방 예산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38조8천억여원이다.

 
 

대표적인 방산기업인 한화와 LIG넥스원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적기에 투자를 확대하며 방산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한화디펜스 시너지, 글로벌 방산기업 '우뚝'

한화그룹은 한화를 중심으로 방산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現 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現 한화탈레스)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두산DST(現 한화디펜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방산업체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화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대전, 구미, 여수, 보은 등 네 곳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에는 R&D의 핵심 중축인 종합연구소가 있다. 본사에서는 사업총괄과 경영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종합연구소는 유도무기, 정밀탄약, 핵심구성품의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대전은 유도무기 체계종합, 구미는 신관과 수중센서, 여수는 고폭약 및 추진제, 보은은 유도무기 탄두조립과 공병탄약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는 유도무기부터 탄약, 무인체계, 우주사업까지 선제적인 투자와 정부사업 참여를 통해 국산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 천무, L-SAM, LAH 공대지 유도탄 등이 있다.

한화가 작년부터 전력화하고 있는 230mm급 다련장 ‘천무’는 군에서 기존에 운용하던 여타 지상화력무기보다 월등한 사거리와 정밀도를 갖고 있어 개전 초기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무’는 표적의 성질과 형태에 따라 다양한 탄종의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개발초기부터 예상 매출 2조~3조에 달하는 육군 최대규모의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은 2022년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게 되면 1조원 이상의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에는 소형무장헬기에 장착될 공대지 유도탄 개발사업을 획득했다. LAH 공대지 유도탄은 2022년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면 약 5천억원 이상의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기존 전력화된 무기체계의 성능개량에도 힘쓰고 있다. K9, K55A1 등에서 사용되는 155mm 포탄의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증대 시키는 ‘155mm 사거리 연장탄’의 체계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75인치 로켓탄의 비행 안정성과 위력을 증대 시키는 개조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 성형파편탄두를 적용해 기존 81mm 박격포탄 보다 뛰어난 파괴력을 발휘하는 개량형 81mm 박격포탄 개발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이외 레이저기술을 활용해 반능동형 레이저 탐색기와 표적지시장비(LRF) 등의 핵심 구성품을 개발해 차세대 유도무기에 적용시키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화는 2020년 국내 탄약·유도무기 분야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 연혁 <자료=한화>
한화 연혁 <자료=한화>

다른 방산 계열사인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화디펜스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한화테크윈은 대(對) 폴란드 자주포 수출이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인도와 신규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탈레스는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될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각 방산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그간 진행하기 어려웠던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은 ▲한화의 탄약, 정밀 유도 무기 ▲한화테크윈의 포병장비, 항공기 엔진 ▲한화탈레스의 지휘통제, 감시·정찰체계 ▲한화디펜스의 기동 및 대공·유도 무기 등을 결합해 2025년 방산 매출 1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 올해 매출 2조원 돌파 전망…김천2공장 등 적극 투자

LIG손해보험 매각 후 방위산업 중심으로 재편한 LIG그룹의 주력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LIG넥스원은 작년 완공된 김천1공장에 이어 김천2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 7일 김천시와 MOU를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대전R&D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LIG넥스원은 1976년 설립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신궁·천궁·해성 등의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해 각종 레이다·센서 등을 개발·생산하며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역사와 함께해 온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다.

현대·미래 전장의 개념이 기존 ‘소모전·전격전’에서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에 바탕한 ‘장거리 정밀교전’ 형태로 변하면서 정밀유도 및 레이다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LIG넥스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LIG넥스원 주력제품 <자료=LIG넥스원>
LIG넥스원 주력제품 <자료=LIG넥스원>

올해 출범 40주년을 맞은 LIG넥스원은 최근 10년새 6배에 가까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2004년 매출 3천463억원에서 작년에는 매출 1조9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하며 성장했다. 올해는 사상 최초로 매출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2014년 방위산업 분야 매출 기준으로 세계 59위 방산업체(美군사전문지 ‘Defense News’ 선정 기준, 매출 1조4천억원)다.

LIG넥스원은 3천200여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인 연구원 중 60%가 석·박사인 R&D 중심 기업이다.

‘기술경영’ 철학 아래 오랜 기간 R&D 분야 투자를 지속한 결과 C4ISR(지휘통신정보체계 및 감시정찰)과 PGM(정밀유도무기) 등 방위산업 전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점하고 있다.

실제 LIG넥스원은 업계 내에서도 높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유재훈 NHN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종 분석보고서에서 “LIG넥스원의 제품은 최신 기술이 적용돼 성능 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수입 국가들이 원하는 기술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장점이 있다”며 “해외 수주가 확대됨에 따라 해외매출 비중 증가로 인한 수익성 개선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6년 5%, 2017년 12%, 2018년 17%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각종 신제품 연구개발이 완료되면 정부로부터 양산 수주가 이어져 2조5천억원 수준의 신규수주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은 “지난 40년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LIG넥스원이 쌓아온 기술 역량이 오늘날 세계 시장에서 선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중남미, 중동,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수출 사업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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