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혁 산업부 차장
차종혁 산업부 차장

22일 팬택의 부활을 알리는 스마트폰 ‘IM-100’이 공개됐다.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우여곡절 끝에 1년 7개월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44만9천900원인 출고가격에 비춰볼 때 성능, 디자인 면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다.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휠 키(Wheel Key)는 한 손만으로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다. ‘IM-100’과 묶음판매되는 무선충전 겸용 스피커 ‘STONE’도 획기적이다.

하지만 부활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보여줄게 별로 없어 보인다.

우선 IM-100에 장착된 휠 키(Wheel Key)가 부실해 보인다. 휠 키를 만져보면 부드럽게 조작이 되는 한편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손될 것같은 불안감이 손끝에서 전해진다. ‘틈새에 먼지가 끼어 잔고장이 많을 것 같은데’라는 걱정도 든다.

팬택은 서비스센터를 65개로 시작해 점차 확충하고, ‘모바일 A/S’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제품 하자 시 고객의 요구에 얼마나 빨리 대응할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스마트폰만으로는 승부를 낼 자신감이 부족했나라는 의문도 든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스마트폰 IM-100보다 무선충전·알람·램프 기능을 갖춘 고급형 스피커 STONE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IM-100은 심플한 디자인, 7mm 두께, 무게 130g의 가벼운 스마트폰이지만 기존의 중저가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다. 자연스레 STONE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STONE은 별도 판매는 하지 않고, IM-100과 묶음으로만 판매된다. IM-100만으로는 치열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견뎌내기 힘들다고 판단해서였을까. 무선충전 겸용 스피커를 묶음판매하면서 ‘우리 스마트폰은 이래서 다르다’고 강요하는 듯하다.

이날 문지욱 팬택 사장은 “스펙보다는 IM-100의 심플한 디자인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줄 STONE에 주목해달라”고 밝혔다.

국내외 업체들이 수십종의 프리미엄급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는 와중에 ‘감성’에 호소하는 판매전략은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다.

팬택은 올해 말까지 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30일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하는 IM-100 초도물량은 2만여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유플러스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물량이 부족해서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연말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월평균 5만대를 판매해야 목표를 채울 수 있는데, 생산라인을 충분히 확보해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못하고 있다.

고객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내외 업체들이 30만~40만원대의 프리미엄급 중저가 스마트폰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내고 있다.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대형업체와의 경쟁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물량면에서는 물론 서비스 경쟁에서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날로그를 내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통할지는 미지수다.

올 연말 출시 예정인 후속 제품에 대한 준비도 부족해 보인다. 신제품 IM-100에 기업 역량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감안해도 그렇다. 출시까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후속 제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언급을 못하는데 대해선 이상한 의심만 머릿속을 채운다.

프리미업급일지 보급형일지에 대한 결정도, 생산규모를 어느 정도로 계획했는지에 대한 구상도 부족한듯 하다. ‘IM-100의 출시 후 반응을 보고 더 고민해보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차라리 “후속 제품은 확정된 바가 없다. IM-100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속시원하게 답변했다면 믿음이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팬택의 부활을 기대하면서도 한켠으로 정말 부활이 가능할지 의심이 드는 이유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