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가습기 살균제 파문에도 대형마트들은 옥시제품 재고떨이가 더 급한 듯 하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최근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파문으로 업체 이미지가 추락한 상태다.

최대 가해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옥시 역시 홍역을 앓고 있고 소비자들은 피해보상을 요구하면서 불매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물론 소셜커머스 업체들까지 문제가 된 제품들을 철수했거나 발주중단 및 축소했다.

얼마 전 만난 한 업체 관계자는 “다각도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발주도 다 중단했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물론 도마에 오른 옥시제품도 더이상 팔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아직 대형마트에 옥시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습기살균제 파문으로 옥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면서 옥시제품 모두를 철수시켜달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는 대형마트들이 옥시제품을 두고 제품 철수가 아닌 점진적 축소, 새로운 제품 발주 중단이라고 밝힌 데 기인하고 있다.

실제 옥시제품은 대형마트 매장 내 기존매대에서 더 안쪽, 잘 보이지 않는 매대에 비치하고 판매가 되고 있다. 대구·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 대형마트에서는 아직까지 옥시제품을 판매하면서 ‘원플러스원’ 등 판촉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옥시제품을 찾는 ‘충성고객’들이 많아 ‘전면철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해당제품을 사재기하는 고객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품을 전면 철수해달라는 대국민적인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배경은 따로 있다. 최소한의 ‘소비자선택권 보장’이라는 미명아래 판매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추된 이미지 반전을 위해서 옥시제품을 철수해야한다는 여론에도 뻔뻔하게 판매를 강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발주를 중단한 상태에서, 그것도 판매가 되고 있다는 그들의 입장대로라면 재고물품이 떨어진 시점에서의 소비자선택권은 어떻게 감내할 것인지 여부다.

재고가 소진이 되면 다시 발주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들은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남아있는 옥시 재고제품들의 물량을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추측한다.

대형마트들의 이번 가습기 사태에서 보여준 막무가내식 행태는 "대형마트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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