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절차 밟거나 다른 기업의 품에 들어가게 될 상황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법정관리 불가피성을 밝힌 25일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직원들이 야드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법정관리 불가피성을 밝힌 25일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직원들이 야드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50년 역사를 이어오며 국내 조선업의 호황을 이끌었던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받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25일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며 이달 중 법정관리 방안을 확정키로 했다.

선박 건조를 주사업으로 하는 조선업체 STX조선해양은 1967년 4월 동양조선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자회사를 포함한 주요 사업은 상선 건조(STX조선해양), 크루즈 건조(STX France SA), 선박기자재 생산·판매(고성조선해양), 건물건설업(STX Norway AS) 등 크게 4개 부문이다.

STX조선해양은 2001년 STX가 대동조선을 인수해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면서 재출범했다.

STX조선은 재출범한지 5년여만에 건조량과 매출액이 5배가량 늘면서 세계 5위 조선소로 올라섰다. 이후 수주실적과 수주잔량이 세계 3, 4위까지 올라서며 대표적인 조선사로 부각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로 인해 쇠락하기 시작했다. 조선 호황기에 중국과 유럽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세우는 대규모 사업확장을 한 것이 쇠락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금융위기로 인한 갑작스런 업황 침체로 인해 그간 확장해왔던 사업이 그대로 부담이 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는 계속 늘어났고, 결국 2013년 5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채권단은 STX조선에 6천억원을 지원키로 합의했으나 한달여만에 STX조선은 채권단에 4천억원의 추가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동년 7월 STX조선에 대한 실사 결과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1조원이 더 많다는 결론이 나왔고 채권단과 STX조선은 자율협약 MOU를 체결했다. 9월에는 채권단의 요청에 따라 강덕수 회장이 STX조선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채권단은 2014년 2월 STX조선에 1조8천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했지만 두 달여 뒤인 4월에 상장 폐지됐다. 5월에는 STX다롄이 중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작년 11월 이병모 STX대표는 2016년까지 인력을 30% 감원하고 회사 조직도 30% 축소하는 내용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마련했고, STX조선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안을 조건부 수용했다. 동년 12월 채권단은 STX조선에 4천500억원을 지원하고 특화된 중소형 조선사로 변모할 것을 요구했다.

STX조선은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기 위해 진해조선소와 고성조선소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최적화하고 중형탱커선 및 중소형 LNG선 등 전략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를 펼칠 계획을 세웠다.

또 채권금융기관과 체결한 ‘경영정상화계획 약정’을 이행해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5일 채권단 회의 결과 법정관리를 받는 것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청산 절차를 밟거나 다른 기업의 품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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