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올해 수주 한건도 없어…계열사·협력사 피해 우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STX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 데에는 저조한 신규 주수 실적과 자금난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말 기준 STX조선의 수주잔량은 303GT다. 이는 지난 2013년(791만G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는 양으로 대우조선해양(1천140GT)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STX조선은 특히 올해 들어 단 한 척의 신규 수주도 따내지 못해 향후 일거리 부족도 예상된다.

최근 3년간의 실적도 저조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조5천억원과 3천100억원, 2천10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냈다.

재무상황도 좋을 리 없다. STX조선의 자본총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마이너스(-) 2조8천544억원이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향후 2년간 선박 건조에 최소 7천억원, 최대 1조2천억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공정 진행이 불가능한 재무 상태다.

이에 채권단도 STX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없고 급격하게 건조 물량이 감소할 경우 부족자금 규모 확대는 물론 정상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도 우려된다”며 “부족자금을 지원할 경우 채권단의 피해가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상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STX조선은 법정관리가 개시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STX조선의 임직원은 2천121명이다.

또 정부가 추진중인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블록 공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협력사의 피해도 우려된다.

이날 현재 STX조선이 협력사 지급하지 않은 대금은 약 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사내 외주업체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4천600여명에 달한다.

계열사의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과거 STX조선과 함께 STX그룹에 속해있던 STX중공업과 STX엔진, STX는 현재 지분 관계가 모두 단절된 상황이다.

하지만 STX중공업은 STX조선과의 거래로 매출의 절반 가량을 올리는 등 의존도가 높으며 STX는 선박에 대한 이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두 회사 역시 수년째 자금난에 빠져 있어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STX조선 채권단은 협력사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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