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우리경제는 수출이라는 통상거래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또 그 범주 내에서 앞날을 점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외국과의 통상거래 없이 내수만으로 나라경제가 유지되고 발전해나간다는 소위 경제자전론(經濟自轉論)은 현대국가에서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이론상으로 타국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자급자족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일정한 정도의 인구와 국토의 크기, 지하자원의 유무 등등 조건이 갖춰진다면 단위경제가 굴러갈 수는 있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따라서 세계라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타협하면서 나라경제를 유지발전 시켜나갈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우리경제는 자급자족과는 먼 대외의존도가 정도이상으로 높은 지경에 놓여있다. 이러한 경제시스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수출이 잘돼 경제성장률이 해마다 높아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수출드라이브정책이 경제정책의 제1순위였던 띠가 있었다. 수출이라면 산속에 사는 다람쥐도 대접을 받으며 해외로 팔려가던 시절이다.

수출하겠다면 은행돈도 마음껏 내다쓰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 덕에 우리경제는 나날이 커졌다. 불과 3년 전 까지만해도 오직 수출성장으로 나라경제가 유지돼 온 것이다. 그러던 수출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결국 부진에서 더나가 적자기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명목상 흑자라고는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입이 줄어들어 생긴 흑자 즉, 소비감소에 따른 흑자기조라는 건강하지 못한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수출비중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대(對) 중국수출이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18.8% 줄어든 366억 달러로 주저앉아 6년 만에 최대감소폭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가 예전에 비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이 1차부진의 요인이다. 이어 유가하락이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하기위해서는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한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7%대(바오치 : 保七)도 유지하지 못하고 6.7%에 그치면서 난맥상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은 우리경제의 연착륙을 막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세계경제의 불황구조는 이미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이만큼 버티고 있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올해가 그것도 올 상반기가 중요한 고비라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지난 1월초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비롯된 대북 군비증강문제가 대두되면서 연유된 경제관련 악재가 태동되었기 때문이다. 한-미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도입검토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중국이 즉각 반발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무장에 상응하는 방어수단으로 사드도입을 모색하는 것이지만, 중국은 미국의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사드도입은 포기하도록 중국이 대 북한설득에 나서기만 하면 될 일이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사드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은 제일 먼저 우리를 겨냥한 경제제재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수출시장에 점차 좁아진다는 의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외교안보, 경제침체 등등 2, 3중으로 난국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러한 난국을 해결해야할 장치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중에 총선이 눈앞이다. 그러니 누구하나 나라의 위급을 돌아보려하지 않고 있다.

안보의식이 위로부터 심각한 해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민생고를 해결해야할 백성이 오히려 위정자들의 해이한 안보의식을 걱정하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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