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미국과 유럽연합에 의해 강력한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16일 현재 원유와 각종 상품교역에 대한 대부분의 경제제재가 해제되었다. 동시에 그동안 경기침체에 처했던 세계경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란은 세계 4대 산유국이다. 그러나 서방의 철저한 제재에 따라 그동안 1천억 달러(약 122조 원)에 이르는 원유판매대금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런 해외동결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37년 만에 제재에서 벋어난 인구 8천만 명, 천연가스를 비롯한 석유 등 천연자원의 부국 이란이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찍이 이른바 중동바람에 의한 경제적 효과를 거둔바 있는 경험에 따라 기대하는 바가 자못 크다.

특히 침체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건설, 정유, 철강, 자동차 분야 등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건설부문의 경우 그동안 노후화된 이란의 원유관련 시설에 대한 개보수와 신설에 적어도 1300억~1500억 달러, 많게는 원화 180조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또 한 번의 ‘중동 붐’을 기대해 봄직하다.

정부도 브리핑을 통해 “핵 등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전략물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대 이란 수출입 제한을 해제 한다”고 발표하고, 이란과의 교역을 제한한 ‘이란교역 및 투자가이드라인’과 ‘해외건설 활동 가이드라인‘을 폐지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새해벽두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 들리는 소리는 암담하기만 했다. 올해 성장률전망도 어둡기만 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관변기관에서는 적어도 3%대 중반언저리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며칠 못가 3%대를 겨우 넘긴 3.1% 혹은 3.2%로 하향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민간기관의 전망치는 이보다 낮아 2%대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전망도 그렇다. 몇 년간 이어온 흑자수출세는 이미 꺾인 지 오래이다. 올해 안에 예전의 실적을 만회하기는 기대난인성 싶다. 대통령이 호소하고 있는 국회에서의 노동개혁을 비롯한 경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눈으로 보기에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경제전문가로 알려진 여야의원간의 시각차는 영원히 접점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으로 멀기만 하다. 여당의원은 그동안 야당이 국정을 반대만으로 일관하면서 이번의 민생관련 법안도 당찮은 꼬투리를 만들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야당의원은 여당이 밀어붙이기에 혈안이 되어 법안자체의 문제가 많은데도 여론몰이를 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대통령도 야당 탓으로만 돌려 국정의 비정상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시국상황에서 이란의 경제시장이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우리만의 호재가 아니다. 입맛을 다시며 달려드는 나라가 어디 한두 곳이겠는가. 그러나 우리 앞에는 걸림돌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정국상황이 만만치 않다.

총선을 앞두고 있다. 유권자 헛배부터 불리는 경향이 짙은 계절인 것이다. 온갖 공약이 빈 껍질이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면서도, 공약(空約)의 중독성에 잠시 눈이 멀기 십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회가 온다한들 귓전에서 흘려버리기 쉽다.

경제주체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모처럼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총선의 중요한 기능인 선택의 기회를 제대로 이용해서, 말 그대로 성숙한 민주시민의 몫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기회를 놓치면 또 4년의 세월동안 민생은 추락해 있는 이 상태에서 고립무원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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