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대한민국이 올 한해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국민이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이런 시급하면서도 궁금한 의문에 대한 추이보다, 매스컴에서는 매 시간 정치권의 잡다한 소식만을 뉴스라고 토해내고 있다. 게다가 여론조사기관에서 걸려온 전화를 내치지 못해 건성으로 대답한 것을 적당히 손질해서 떠들어 대기도한다.

그러니 정작 여론의 속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것이 우리나라 민심의 정확한 향방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것 또한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 그만큼 여론의 심층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사회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선거 때가 되면 흔히 펼쳐지는 광경이 있다. 각자가 투표를 하고 나오면 방송국에서 출구조사를 한다면서 어느 당 누구를 찍었는가를 묻는다. 열이면 일곱 여덟은 누구를 찍었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해서 그 결과를 공식개표 전에 당락을 예측하는 매스컴의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질문에 응한 7, 8명이 실제와 다른 대답을 했다는데 있다. 방금 투표한 내용을 다르게 말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무슨 이유에서건 자신의 속내를 타인에게 제대로 말해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여론조사결과는 대중에 공개할 경우 극복할 수 없는 함수를 꼭 공표해야한다는 조건이 있다. 오차범위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응답자가 솔직하게 대답한 것만은 아니라는 정도를 계산에 포함했다는 고백인 것이다.

그런 오차범위를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올해가 밝기도전부터 ‘2016년 대한민국이 반드시 극복해야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국민 100%는 할 결같이 ‘경제난 극복’을 제일먼저 꼽았다. 온갖 매스컴과 그리고 그곳에 등장한 인물들이 한 말이니까 의심할 사안이 전혀 아닌 성싶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새해의 국정과제도 경제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4대 개혁완수가 첫 번째 과제로 꼽힌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개혁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30년 성장의 기반이 구축될 것인가는 차치하고라도 시급한 우리나라의 당면한 과제인 것만은 사실이다. 경제의 지지부진 원인도 바로 이 4대 부문이 드리우고 있는 그늘이라는 지적도 일찍부터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눈을 들어 멀리서 경제현실을 살필 것도 없이 우리네 생활과 밀접한 골목상권의 속살을 일별해도 알 수 있다. 내수경기 활성화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아니, 어느 부문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벌써 몇 년째 고전을 거듭한다는 지적에도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간단없이 불거지고 터지는 사회적 악재로 해서 민생현장 경제는 피폐해지기만 해온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표현이 맞다. 그만큼 절박하다.

문제의 소지로 소비심리의 냉각이 내수경기의 침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골목상권의 부진과 닿는다. 기대하기는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등 거시정책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당장 민생현장에 생기가 돌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우리경제의 환부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처방전이 나온 지도 벌써 오래전이다.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짓기 위해 약방(?)에 요구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약방의 일부 약사(?)들이 처방대로 약을 지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처방이 잘못되었다면 수긍해야겠지만, 다른 약도 함께 지어야 한다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조건을 내세우고 이날 이때까지 민생경제 관련 법안을 마냥 미뤄놓고 있는 터다. 가장먼저 민생경제 활성화가 문제라고 떠들다가도 막장 처방을 내놓으면 딴전을 펴기 일쑤다. ‘오차범위’에 해당하는 자들이다.     

새해,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경제가 활성화되어 민생에 햇볕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 그런데 목소리를 가장 키우는 정치인, 그 중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선량들이 길을 막고 있음을 국민은 안다. 그들의 안중에는 국민은 없다. 오직 올 4월 심판의 날 자기 개인의 자리가 보존될 수 있을 것인가에 쏠려있을 뿐이다.

나라경제가 걱정이다. 아니 대한민국의 안위가 걱정이다. 어두운 장막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하나, 오차범위 내에 있는 그들을 골라내야한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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