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의 보험사 표준이율 인하 방침에 우려를 표명했다.

권 원장은 7일 저녁 보험개발원 주최로 열린 '보험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보험회사 대응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표준이율 인하방법으로 저금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상부담을 전가시킨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영향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표준이율 인하가 불가피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에 앞서 보험회사의 긴축 경영과 사업비 절감 등의 자구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금융위는 8년만에 표준이율 계산식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개편 방향은 표준이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해진 상태며,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 원장은 보험사들에게 표준이율 인하를 통한 보험료 인상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여전히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에 치중하거나 변액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시장금리 보다 높은 수준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는 저금리 상황에 따른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도 일부 원인이 있으므로,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원장은 "보험회사 자체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거나,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를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나친 안정성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에서 탈피해 해외투자, 대체투자 등 수익성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투자처 발굴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바꿀 것을 권고했다. 권 원장은 "타 금융권 상품과의 수익률 경쟁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기 보다는 보험상품의 특성 및 장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면서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부담 완화를 위해 금리연동형 상품과 보장성 상품의 판매비중 확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그는 "금융당국도 보험회사가 저금리, 저성장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 및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에 노력할 것"이라면 "위기상황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소홀한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실태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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